[법의학자의 눈으로 본 그림 속 나체]에서는 지은이가 법의학자이기에 가능한 특유의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이 예술 작품과 만나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우선 몸을 캔버스 삼아 그린 ‘문신 예술’에 대한 내용이 그러한데,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낯설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문신의 여러 형태를 살필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예술 분야로 정착하여 풍부한 의미와 상징을 표현하고 있는 문신을 통해 특히 삶과 죽음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화려한 색채와 과감한 구도의 꽃 그림으로 유명한 미국 현대 여성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작품과 실제 여성 성기 사진을 비교하는 내용도 이 책만의 특징이다. 오키프는 그동안 여성의 성기를 본뜬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 답을 피하거나 부정하는 입장이었지만, 이 책에서는 흡사한 사진과의 비교를 통해 그 의문을 상당 부분 해결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우리 몸의 은밀한 부분에 대한 잘못된 관념을 바로잡는 동시에 무지하거나 외면해 왔던 태도를 반성하게 한다.
지은이 소개
문국진
국내 최초로 고려대학교에 법의학 교실을 창설, 법의학계의 거목으로 존경받고 있다.
그는 1925년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컬럼비아 퍼시픽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과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 교수, 동대 법의학연구소장, 뉴욕 대학교 의과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대한민국 학술원 정회원,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대한법의학회 명예회장, 성폭력위기센터 공동대표, 국제 법의학회 한국대표, 일본 법의학회 평의원, 미국 및 영국 법의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세계평화교수 아카데미상을 수여했으며, 동아의료 문화상, 고려대학교 학술상, 대한민국 학술원상, 함춘 대상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최신법의학》《법의 검시학》《의료 법학》《사회 법의학》《새튼이》《지상아》《강시,강시》《오호라》《바흐의 두개골을 열다》《명화와 의학의 만남》 등 3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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