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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마다 바늘밭, 낭자한 피밭을 딛고 걸어가며 비로소 세상과 이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때부터 인간존재가 껴안고 가는 고통의 아름다움이 보였고, 그 고통의 아름다움 하나하나가 생명이 되어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내 작업은 고통의 실체를 형상화하는 작업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외로움이 아니라 생명을 찍어서 글을 쓰듯, 목숨 다한 정직성을 걸고, 내 아픔만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을 깎고 다듬기 위하여 글을 썼습니다. 슬픔과 고통의 멍에를 짊어지고 소설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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