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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에도 없는 남자」로 문학동네 문학상을 수상한 여성 작가의 소설집이다. 1996년 이후 발표한 단편소설 8편을 묶은 두 번째 창작집으로 질서와 일탈, 윤리와 비도덕, 삶과 죽음 사이의 치열함을 그렸다. 그는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삶의 그늘과 심연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쉽게 굴복하거나 안주하거나 허망한 희망을 무책임하게 툭 던져버리지는 않는다. 완강하게, 그의 문법으로 표현하자면 삶은 ''이렇다니까'' 하고 뇌까리면서 주관적이며 적극적인 도전의식을 보여준다.
그의 소설 주인공들은 본질과 허상, 모험과 안주의 갈림길에서 본질과 모험 쪽으로 과감히 발을 내딛는다. 비록 그 선택이 치명적 결과를 불러온다 해도 그들은 운명의 부름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의 선택은 흔히 사회와 제도가 부도덕적이라고 매도하는 사랑의 추구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사촌오빠와의 사랑을 그린 「평범한 물방울 무늬 원피스에 관한 이야기」가 그것의 한 예각을 이룬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누추하고 알량한 삶이나마 혼신의 힘으로 붙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게끔 하는 것이 사랑의 힘이라고 말하고 있다. 남성 지배 사회에 대한 비판과 거부가 선명하게, 그리고 독창적으로 드러나는 우리 소설에 흔치 않은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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