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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슬픔이 어우러진 사랑
인간의 기만에 상처받을 수 밖에 없는 인생들
태어난 순간부터 의지와 상관없이 닥쳐오는 운명,
그 속에서 저항하는 소리없는 몸부림들.....
『헬로우 미미』『수면 위에 뜬 달』등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생생한 삶의 현장을 파헤친 작품들을 발표하여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임선영의 신작 장편소설!
두암리 큰 집에서 자라는 동안 성수는 외갓집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할머니와 큰아버지 모두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입도 뻥긋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나 어머니에 개해 떠올리는 일조차 무서울 정도로 아예 생각도 못하게 했다. 그 때문에 국민학교 때 학교로 찾아왔던 외할머니에 대한 애기도 성수는 입밖에 내지 않았다. 그리고 기억에 없는 외갓집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부모로 인해 모두에게 철저히 버림받고 배타 당했다는 생각으로 낳아준 부모에 대해 원망과 증오를 품으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성수는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외숙모와 본동댁이 보따리에 뭔가 가득 싸준 것을 힘겹게 들고서였다. 그렇게 성수는 외가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다. 이제는 돌아가서 쉴 따뜻한 곳이 있다는 사실이 돌아가는 성수의 걸음을 가볍게 해주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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