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지 <한겨레 21>에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로 연재되었던 글들을 보완해 묶었다. 한국 현대사가 전공인 저자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현대사에 대한 사실(史實)과 상식을 새롭게 해석한다. 분단과 통일, 주한미군 문제를 비롯한 미국과의 관계, 독재잔재의 청산, 경제개혁 등은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역사적 뿌리이며 이것을 날카로운 메스로 해부한다.
한홍구 교수는 안중근과 신채호를 예로 들며 역사의 해석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안중근 의사가 비무장 상태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은 우리의 입장에서는 '의거'이지만 일본제국주의자 입장에서는 명백한 테러였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독립운동의 고고한 지사이지만 일제관헌의 입장에서는 유가증권을 위조해 시장을 교란시킨 경제사범이었다. 결국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관점과 기준이다.
이렇게 골치 아픈 역사를, 그것도 현대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문을 품는 자세, 세상일을 판단하는 자신의 관점을 확고히 하는 입장, 그리고 자신의 관점에 대해서도 엄격함을 유지하려는 자세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현대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살펴보면서 역사를 새롭게 보는 안목을 길러주는 데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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