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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현주와 함께 설악산으로 여행을 간 주란. 그녀의 가방엔 그동안 서랍 속에 콕 처박아 놓았던, 현주의 성화에 못 이겨 들고 온 검은 브래지어 세트가 들어 있었다. 설악산에서의 첫날밤. 위층 남녀의 뜨거운 신음소리에 잠 못 이룬 주란은 다음 날 우연히 위층 선수로 추측이 되는 인간들의 낯짝을 보게 되는데….
혼자 계곡에 올라갔던 주란은 사고를 당하게 되고, 위층 선수(?)에게 도움을 받아 무사히 구조된다. 홀딱 젖은 자신을 도와 친절하게 옷까지 빌려준 선수(로 추측되는) 강서현. 하지만 그도 그녀도, 그 까만 브래지어 한 장이 그의 짐 속에 파묻혀 들어갔을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서울에 도착해서야 브래지어를 발견한 서현. 그는 그것을 호텔로 보내고, 호텔 측은 다시 주란의 고향집으로 곱게 문제의 물건을 보내준다. 문제의 브래지어는 설악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다시 설악산으로 그리고 설악산에서 주란의 이천 본가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하고….
회사에서 우연히 주란과 재회한 서현. 서현이 선수라고 철떡 같이 믿고 있는 주란의 마음도 모른 채, 그녀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주란이 평화롭게 회사에서 점심식사를 즐기고 있던 그 시간, 브래지어가 들어 있는 소포는 아버지의 손에 의해서 뜯어지고 있었는데….
"내 딸이 호텔에! 브… 그 뭐냐, 속옷을! 그것도 남자가!"
이천 서씨 종가 사대부 집안에 이런 일이 있을 수는 없다! 노발대발 성질 급한 호랑이 아버님의 호통에 당장 서현과 함께 이천 본가로 불려가게 된 주란과 서현. 서로를 생각보다 괜찮은 선수와 레이스 속옷을 입고 군화를 신는 알 수 없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 앞에 펼쳐질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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