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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그랬어요.
아무런 말없이 그냥 가려고 했어요.
그저 세상에 그려 놓은 흔적들 지우며 그렇게 조용히 가고 싶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던 아빠를 생각하며, 아빠에게로 가고 싶은 마음밖에는 없었어요.
그 남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흥!!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여자야!!
천하의 릭준 앤더슨의 윙크 한번이면 모든 여자가 내 발치에 엎드리지.
사랑? 하!! 그게 뭔데?
내게 사랑은 없어, 오로지 향락만 있을 뿐.
뭐, 그 여자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단 말이지.
세상에서 무서울 게 없는 잘난 척 대마왕 릭 준 앤더슨이 드디어 임자를 만났다!!
자신의 키스에, 그저 귀찮아서 가만히 있었다는 그 여자, 사랑스런 가이드 강인서를!!
"저 혹시… 당신은 릭? 맞나요? 정말 그런 건가요?"
"어, 맞아, 내가 릭이야.
근데 내 이름은 어떻게…?"
조금전의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과는 달리 릭이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말하자 여자의 표정은 금방 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오, 마이갓! 정말 맞군요. 설마 했었는데…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니겠죠?
또 한 번 꼬집어봐야 겠다. 아얏! 꿈이 아니구나.
이건 필시 내가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하느님이 내게 주신 마지막 선물일 거예요.
나중에 아빠 만나면 당신을 실제로 만났다는 얘기를 해줄 거예요.
아빠가 무척 좋아하실 거예요. 근데 당신, 좀 전에 내게 이상한 짓 하려고 했었죠?"
"이봐,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지? 잠자는 여자한테 이상한 짓 할 정도로 굶주리진 않았다 이거야. 흠흠…
근데 내가 누군지 알고 있나?"
"물론 이지요. 당신은 그 유명한 릭 준 앤더슨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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