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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를 둘러싼 명성의 실체를 해명한다
마키아벨리는 서로 상반되는 명성의 소유자이다. 대중적으로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 앞에서 도덕을 무시하는 냉혹한 모략가로 알려져 있다. 반면 서양 지성사의 맥락에서 그는 ‘근대 공화주의의 선구자’ ‘이탈리아의 진정한 통일을 염원한 민족주의자’ 등으로 칭송된다. 후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치사상 연구자 쿠엔틴 스키너Quentin Skinner는 전자의 관점이 얄팍하고 평면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레오 스트라우스를 그 대표적인 인물로 꼽았다. 그러나 스트라우스의 마키아벨리 이해는 얄팍하지 않다. 그는 ‘악의 교사’로서 마키아벨리를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마키아벨리에 대한 가장 유용한 관점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마키아벨리의 가르침이 사악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 그게 부담 없는 의견이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취해야만 생각의 단호함, 비전의 웅대함, 언어의 미묘함 같은 마키아벨리의 장점들을 제대로 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자인 레오 스트라우스가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을 분석했다. 독일 출신의 유대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활동한 레오 스트라우스는 2000년대 들어 부각된 네오콘 학자들의 스승으로 주목받고 있는 학자이기도 하다.
스트라우스는 마키아벨리가 활동했던 시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군주론>, <로마사 논고> 등 마키아벨리의 저작을 살펴본다. 즉 근대의 관점이 아닌 당대의 관점에서 마키아벨리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가 서로 다른 독자에게 헌정되었다는 점을 실마리 삼아, 두 저작 사이에서 나타나는 마키아벨리의 이중적인 진술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그 결과 책은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에 대한 기존의 평가에 의문을 표한다. 마키아벨리를 '악의 화신', '조국애로 가득 찬 민족주의'로 판단하는 것은 일견 맞지만, 지은이는 그가 조국애보다 인간과 인간의 조건, 그리고 인간사에 대한 사상에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나아가 <군주론> 등의 저서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국가를 구상한 마키아벨리의 모습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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