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이 '일으키고자 하는 믿음'(起信)은 진여가 세상의 근본이라는 믿음, 세상은 진여로 말미암아 생겼다는 믿음, 우리의 삶은 세상을 그것이 생기기 이전의 진여로 되돌리는 데에 목적이 있다는 믿음, 그리고 세상을 진여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여를 우리의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기신론은 우리가 현재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허심탄회하게 생각해 보도록 권유한다.
대승기신론은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사고를 시적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기신론은 언어의 정상적인 용법이 적용될 수 없는 곳에 그것을 차용하고 있다. 이 통석으로 독자는 기신론의 언어를 가능한 한 그 원래의 의미(즉, 기신론의 언어에서 정상적인 어법을 빼내어 버린 뒤에 남는 의미)에 따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통석은 기신론에 관한 고정된 '해석'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자가 각각 자신의 관점에서 기신론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길잡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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