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단과 사회는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서술하며 전수해 오는가. 제주 4.3 항쟁의 사례를 통해 이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해본다. 제주도에 거주하며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역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온 지은이의 연구 기록들을 모은 책으로, 보통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쉬운 기억이 정치적·문화적 산물임을 밝힌다.
책의 기본적인 논의는 최근 사회학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억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 이론이 어떤 역사적 텍스트 자체보다는 기억이 형성, 전수, 재현되는 사회적 과정에 보다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기존 역사학과의 유사성과 차이를 밝히고 있다. 그리고 대량학살(genocide)의 한 사례이자, 사회적으로 그 기억을 억압받아온 사례로서 제주4.3 항쟁을 들고 있다.
총 7장 구성으로 기억과 사회 사이의 관계를 논의하는 글들이 실려 있다. 대량학살과 기억에 관한 논의를 개괄하고(1장),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 따라 서로 달리 해석되는 4.3항쟁의 기억(2장), 4.3항쟁의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을 통해 살펴보는 학살의 심리적·문화적 조건(3장), 4.3항쟁을 직접 겪지 않은 이후 세대의 4.3항쟁에 대한 기억을 조사한 설문조사(4·5장) 등의 주제를 다뤘다. 그리고 영화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문화적 형태로 나타나는 4.3의 이미지(6·7장)도 분석하고 있다.
이 상품에 대한 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