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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가와바다 야스나리와 인도의 타고르에 이은 세번째 수상자였다. 일본 남부 시코쿠의 유명한 사무라이 집안 출신이다.
고교시절부터 문예부에서 잡지를 편집하며 시와 평론을 쓰는 등 창작활동을 시작했으며, 1954년 도쿄대 문과에 입학하여 ９월에 학생 연극 각본으로 희곡 <하늘의 탄식>을 썼다. 이듬해「학원」지에 <화산>을 발표해 은행병목상을 수상하였다. 파스칼과 카뮈에 심취하여 도쿄대 문학부 불문과로 진학한 그는 후에 샤르트르에 열중하게 된다．
1957년 대학신문에 발표한 <기묘한 일>로 '미시마 유키오 이래 가장 뛰어난 신인'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 이듬해에는 <사육>으로 일본 최고의 권위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1960년에는 일본 청년작가 대표로 중국 베이징에 가서 마오쩌둥을 만났으며, 미일 안보조약을 반대하는 지식인을 대변하고, 솔제니친 석방요구 성명과 한국 시인 김지하의 탄압에 항의하는 단식투쟁에 참가하는 등 실천적 지식인의 면모를 보여 줬다. 그러나 빈번한 정치적 발언으로 우익의 위협을 받기도 했다．
그의 문학은,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밝힌 것처럼,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인간이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불안과 당혹감 등 실존의 문제를 다뤄 왔다．
일본의 인기작가들이 추리ㆍ역사ㆍ연애 등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는 작품들을 주로 발표하는 데 비해, 오에는 인간의 본질을 묻는 철학적 주제를 집요하게 천착해 온 점이 특징이다. 형식면에서는 사르트르, 귄터 그라스 등의 영향을 받아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을 추구한다. 실제적인 인물묘사보다는 언어에 의해 드러나는 상징적 관념의 묘사를 중시하는 경향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60년대부터 번역되어 알려졌다.
그의 삶과 문학이 전환기를 맞은 것은 등단 5년 후 장남이 머리에 혹을 갖고 태어났을 때였다. 오에는 정신지체아를 아들로 둔 뼈아픈 경험을 통해 인간 구원의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처음에 그는 장애아를 아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주의를 파헤쳤다. 그러나 뒤에는 새소리를 구별해내고 예술적 천재성을 발휘하며, 정상인들에게 결핍된 영혼의 순수성을 드러내주는 구원적 존재로 장애인을 새롭게 등장시킨다.
오에는 장애아 문제로 고통받고 있을 때 자신보다 더한 역경을 당하고도 살아남은 히로시마 사람들로부터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이 때문에 그는 작품 속에서 핵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자신의 고향을 영원한 유토피아로 그려내기도 했다．
오에는 현재 도쿄에서 두 아들, 딸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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