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작가 이외수의 신작 에세이집. 저자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작품들 중 엄선해 직접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그린 색다른 그림들과 함께 수록했다. 사랑과 사색의 시들은 물론이고 일상에서 느끼는 평범한 기쁨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이미 '우화상자' 「외뿔」을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이 책은 번잡한 일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사색상자'이다.
세상과 소통하는 첫번째 단계를 '흔들림'이라고 말하는 작가 이외수. 우화상자 「외뿔」에서 물살에 자신의 전부를 내맡기는 물풀의 흔들림을 통해 일체의 갈등과 욕망에서 자유로워진 합일의 상태를 이야기했다면 이 책에서는 흔들림 자체를 노래한다. 내 마음이 타인을 향해 흔들릴 때는 사랑이 싹트고, 세상을 향해 흔들릴 때는 사물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솟아난다. 작은 흔들림 하나에서 시작한 감정의 움직임은 사람과 사람을 끊기도 하고 잇기도 한다.
책에는 일필휘지로 그려낸 나무젓가락 그림 44점이 담겨 있다. 매너리즘을 벗어나고자 시도한 이 그림에 저자는 한 줄의 글을 덧붙여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우울한 표정의 새 그림 옆에 '울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날기 위해 태어난 것이라니깐요'라는 글을, 살점을 잃은 생선 그림 옆에 '나는 살아있다 아직도'라는 글을 덧붙여 깊은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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