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이후 3년 만에 발표하는 이문열의 장편소설. 정신적,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양파의 속처럼 쪼개진 동심원들의 집합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 오늘날의 공동체가 거기에 속한 성원들에게 제 기능과 기호를 부여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처음 소설을 발표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감회를 밝혔을 만큼 작가 본인의 문학적 변모의 열망을 반영하고 있는 소설이다.『아가』는 『선택』 이후 3년 만에 이문열이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작품의 출간을 앞두고 "1991년 『시인』을 발표한 이후 처음 소설을 발표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는 감회를 밝혔다. 이 작품을 구상하며 문학적 변모의 열망이 컸었고 그 만큼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려 했음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1997년에 장씨 부인이라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일생을 따라간 『선택』을 발표하여 여성의 미덕 및 사회적 역할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쟁에 불을 지폈던 이문열이 이번에 발표하는 소설은 사회 속의 한 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 속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며 어떤 기호로 존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거기에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에 속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거기 있는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존재, 누구 또는 무엇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존재는 없다.
『아가』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여인 당편이를 주인공으로 삼아 양파의 속처럼 쪼개진 동심원들의 집합 같은 형태로 존재하는 오늘날의 공동체가 거기에 속한 성원들에게 제 기능과 기호를 부여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다. 이문열은 [작가의 말]에서 『아가』를 '교양 욕구에 지나친 배려를 보내는 일', '미문(美文)의 만연(蔓衍)함에 도취하는 일' 없이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때는 우리들 곁에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사람', '험한 세상 바람을 탄 가엾은 풀씨 하나'처럼 모질게 살았던 여인의 희극적이면서도 슬픈 삶의 진상을 한여름 밤의 옛날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아가』는 분명 이문열 문학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국민일보 : 이문열이 돌아왔다．격렬한 페미니즘 논쟁을 일으켰던 <선택> 이후 4년만에 새 장편 아가(雅歌)-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발표했다．지난 3년여 `단 한줄의 글도 못쓰며 괴로운 시절을 보냈던` 이씨는 이번 작품에서 ‘공동체 내의 의사 소통과 그 그릇 역할을 하는 기호(記號)’라는,다분히 사회학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잡았다．그렇지만 내용은 재미있다．50∼60년대 우리 시골마을 어디에서나 있음직한 에피소드들이 차고 넘쳐 쉽게 읽힌다． - 이강윤 기자 ( 2000-03-21 )
문화일보 : 작가가 힘을 기울인 흔적은 분명하다. 자신이 나고 자란 경북 북부 지역의 맛깔스런 사투리를 폭넓게 소설 속에 끌어들인 것, 마을마다 한두개씩 있는 떠도는 이야기를 소설 속에 담아내는 방식으로 구수한 이야기성을 살리려 한 점 등이 그렇다. 자신에게 친숙한 것을 가지고 한판 승부를 내려하는 전략일시 분명하고, 이것은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교양 욕구에 지나친 배려를 보내는 일`을 삼가자는 것이다.
세계일보 : 작가 이문열씨가 새 장편소설 아가(雅歌)-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펴냈다. 옛 문중마을에 살던 '당편이'이라는 몸과 정신이 성치 않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공동체와 개인의 관계, 여성성의 사회적 의미 등을 묻는 작품이다. - 조용호
한겨레신문사 : 어느 동네에나 그런 사람 하나씩은 있다. 정신이―때로는 몸도 더불어― 온전치 못해 온동네의 놀림감이 되는 동시에 남들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의 대상이 되는 사람. 모자람으로 오히려 차고 넘치는 그런 사람. 이문열씨가 새로 발표한 장편소설 아가(雅歌)―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바로 그런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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