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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의 소설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가볍지 않은, 어두운 세계들로 이루어진 곳에서 악몽을 꾸는 듯한 인물들이 한데 뒤엉켜 있다. 절망과 탄식, 비관등 온통 시커먼 색깔뿐이다. 하지만 마지막 작품 「봉천동, 그 찬란하던 날」에서는 조금 다르다.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품고 다니던 사내는 그 복수의 칼을 스스로 거두어 들인다. 아내 역시 자신처럼 추한 세계에서 짓밟히고 유린당한 피해자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이 추악한 세계에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남아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절망을 이야기하면서 그 안에 희망을 담아 놓는다. 극단적인 비관은 그것이 비관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라는 메시지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지은이 소개
최인석
1953년 전북 남원에서 출생했고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1986년 「소설문학」 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소설창작을 시작한 이래, 불의와 폭력이 구조화된 우리 시대 삶의 조건에 치열하게 맞선 예술성 있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다.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등의 희곡으로 대한민국문학상, 백상예술상, 영희연극상을 수상했고,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저서로 소설집 「나를 사랑한 폐인」 「혼돈을 향하여 한걸음」 「인형 만들기」 장편소설 「아름다운 나의 귀신」 「안에서 바깥에서」 「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 「새떼」 「잠과 늪」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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