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적(李彦迪)의 독락당(獨樂堂)이나 정경세(鄭經世)의 청간정(聽澗亭)처럼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도 있고, 이주(李?)가 유배살이를 하던 진도의 금골산이나 이황(李滉)이 우리 집 산[吾家山]이라 한 청량산은 변함없이 서 있다. 그러나 인왕산 옥류동처럼 지금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곳이 더욱 많다. 모두가 조선의 문화가 잉태하여 우리에게 남긴 것이다. 이 책은 문학, 사상, 예술, 풍류를 아우른 조선의 사람과 땅, 그 시대의 문화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조선의 문화 공간이 매혹적인 이유는 그곳의 주인이었던 조선의 문화인이 있기 때문이다. 개국, 태평성대, 유배, 은둔, 강학 등 새로운 도전과 좌절, 꿈과 절망의 소용돌이를 살며 ‘조선’이라는 시대와 공간을 만들어낸 조선의 사대부들. 따라서 이 책은 조선의 문화인들의 생애에 대한 특별하고 생생한 대서사시가 된다. 조선의 개국에서부터 망국으로 치닫는 19세기까지 조선 500년을 풍미한 조선의 사대부 87인의 전기적 초상이 아름다운 문화 공간을 무대로 하여 펼쳐진다.
《조선의 문화 공간》은 조선초기에서 후기까지 시대 순으로 모두 4책으로 구성하였다. 옛사람들이 처한 환경에 따라 시대에 따라 사랑한 땅과 그곳에서 살아간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대에 따라 책을 나누고 처지에 따라 다시 장을 나누었다.
1책 ‘조선초기-태평성세와 그 균열’은 조선 개국 후 태평을 구가하던 시절에서부터 사화로 인하여 사림이 유배를 떠나는 시기까지를 다룬다. 도성에 끌어들인 산수와 한강변의 누정을 살피고, 유배지에 이어 강학의 공간 독서당을 살핀다. 2책 ‘조선중기-귀거래와 안분’은 선조대에서 광해군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