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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킹
최윤| 열림원| 2003.05.02 | 296p | ISBN : 8970633650
6년만에 출간된 최윤의 신작 장편소설. 계간 「문학판」에서 연재되었던 것을 단행본으로 묶었다. 작가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치밀한 언어로 전통적인 소설양식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문법을 시도하고 있다.
'마네킹'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듯, 인공적인 것이 자연스러움이나 실존을 대체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위기를 우화적으로 그렸다. 주인공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광고 모델 지니. 그녀는 목소리를 잃고 타인의 욕망을 대신하는 인형처럼 살고 있다. 하지만 수중 광고 촬영을 위해 짧은 시간 바다를 유영하는 경험을 한 후 그녀는 변화하기 시작한다.
예정되어 있었던 듯 길을 떠나는 지니의, 죽음과 절대적 아름다움에 수렴하는 여행. 지니 주변의 독특한 인물들이 그녀와 교차되며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지니의 이야기는 3인칭으로, 지니를 통해 욕구를 실현하며 살았던 주변 인물인 상어, 불가사리, 우뭇가사리 등-이름 대신 바다 속 생물로 불리우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은 1인칭으로.
여행이 거듭될수록 지니는 태초의 아름다움, '여신'의 모습을 띤다. 사랑에 목말라 있던 남자에게 자신의 몸을 열어 사랑을 깨닫게 해주고 춤을 추어 사람들의 내면에 파장을 일으킨다. 죽어가는 소녀를 위해선 기꺼이 자신의 입에 독을 문다. 지닌 대상이 없어질수록 점점 자유로워지고, 험한 여행을 거듭할수록 더욱 아름다워진다.
작가는 '지니'를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이 시대를 구원할 요소는 어떤 것인가를 섬세하게 묻는다. '예쁜'만 가득하고 '아름다움'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통찰이며 경종이다. 현경 교수가 이야기했듯,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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