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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투명한 경영과 사회공헌이 빚어낸 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家
세계 가전시장의 거인(巨人) 일렉트로룩스, 통신장비시장의 선두주자 에릭슨, 초일류기업의 대명사 ABB, 대형트럭의 롤스로이스 스카니아, 단일약품(로섹) 최대 판매량을 자랑하는 아스트라제네카, 하이테크 전투기의 강자 사브….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이들 기업을 이끌고 있는 곳이 바로 <파이낸셜타임즈>가 평가한 '유럽 최대의 산업왕국' 발렌베리家이다. 발렌베리는 이들 기업을 포함하여 항공, 산업공구, 제지, 베어링,금융, 의료기 등 산업 각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14개의 핵심 자회사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기업규모나 경쟁력보다 더욱 발렌베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투명성'과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그들의 경영철학이다. 또한 이것이 발렌베리가 150년 동안 5세대에 걸쳐 소위 세습경영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지지와 사회적인 존경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원동력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발렌베리는 '선장(경영자)이 우선, 배(기업)는 나중'이라는 경영철학하에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으로 하여금 대부분의 소유기업들의 경영권을 일임하고 있으면서도, 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책임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적극적 오너십'을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발렌베리는 그 표면적인 규모뿐만 아니라 경영철학, 기업가 정신, 사회공헌에 이르기까지 우리 경제계에 신선한 화두를 던져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책은 '존경받는 기업'의 표본으로 불리는 발렌베리家의 모든 것을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사회적 존경'에 목말라 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하나의 해법을 제시할 것이다.
삼성은 왜 발렌베리를 주목하는가
사실 발렌베리는 최근까지 국내에 그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2003년 여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유럽순방 중 전격적으로 스웨덴으로 날아가 발렌베리의 모기업인 인베스터를 방문하면서부터 국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당시 이 회장과 발렌베리의 경영진이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故 이병철 회장, 이건희 회장, 이재용 상무로 이어지는 '3세대 경영의 연착륙'과 '기업의 소유지배구조'를 고민하던 이 회장이, 순조롭게 5세대 경영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14개에 이르는 핵심 자회사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발렌베리를 주목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 언론들은 삼성의 고민인 '세대경영'이나 '소유지배구조'보다는, 발렌베리가 스웨덴 국민으로부터 받고 있는 '사회적 존경'에 기사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이 화두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삼성의 8,000억원 사회헌납과 사회공헌활동 종합계획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삼성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삼성 vs. 발렌베리
삼성과 발렌베리의 가장 큰 차이는 삼성과 달리 발렌베리는 기업도 그룹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발레베리가 소유한 기업 어디에도 '발렌베리'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으며, 통일된 상징물도 없다. 이는 발렌베리가 철저하게 자회사들의 독립경영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소유지배구조상의 차이가 있다. 발렌베리의 소유기업은 삼성처럼 복잡한 출자지분으로 얽혀있지 않다. 물론 이들에게도 주식상의 의결권 차이를 둔 '차등의결권주'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긴 하지만, 이는 순환출자처럼 그룹전체를 공동운명체로 만드는 구조가 아닌 개별 기업 차원에서만 영향을 미친다는 차이가 있다. 더구나 발렌베리 사람들이 모든 자회사들의 1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발렌베리 사람들은 뛰어난 경영역량과 리더십을 통해 지분을 뛰어넘는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환원에 관한 차이가 있다. 발렌베리의 경우 소유기업들이 거둔 성과가 최대주주인 인베스터를 거쳐 최종적으로 발렌베리재단으로 모이게 되어 있다. 발렌베리재단은 이렇게 모인 수익금을 대부분 스웨덴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경영성과가 자연스럽게 사회 전체로 환원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삼성의 경우 이러한 환원구조가 전혀 없다. 물론 삼성도 여러 가지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비즈니스 외에 부수적인 활동에 그치고 있다. 삼성 역시 현재 사회공헌활동의 확대를 발표하며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삼성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만한 적극성과 지속성을 가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한국의 발렌베리'는 가능할까?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명성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다. 발렌베리는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라는 그들이 경영철학만큼이나, 조용하고 끊임없는 사회적 공헌활동들 전개해왔다. 실제로 한때 많은 재벌가들이 스웨덴의 여당인 사회민주당, 즉 노동자 정권이 부여하는 무거운 세금을 피해 스위스로 옮겨간 반면, 발렌베리는 스웨덴에 남아 자신들의 부(富)를 발렌베리재단에 기부해 사회에 환원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 외에도 발렌베리 사람들은 사회개혁·여성해방 등 사회적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주도해나갔으며, 1·2차 세계대전 등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의교활동을 주도하는 등 스스로의 역할을 감당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물론, 발렌베리 왕국이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발렌베리 역시 아직까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 발렌베리는 삼성을 비롯한 우리의 기업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몇 가지 해답의 실마리를 던져주고 있다. 그 답을 찾으려면 먼저 150년에 이르는 발렌베리가(家)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1장). 또한 발렌베리가 어떻게 14개 핵심 자회사들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3장). 이를 통해 발렌베리 가문의 승계전략, 기업경영의 원칙, 사회적 책임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그들의 성공비밀을 추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2장).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인 삼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원인을 진단해 보고, 삼성과 발렌베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해 봄으로써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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