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원서의 양이 너무 많아 두 권으로 나눠 펴낸 것으로, <철학학교 2>는 원서의 13~25장을 묶어 펴낸 것이다.
<철학학교 1>에 이어 <철학학교 2>에서도 저자 특유의 집요한 논리 전개와 독자를 ‘열린 사고훈련’으로 이끄는 힘이 이어진다. 논술시험이나 구술시험 등을 염두에 두고 씌어진 우리네 철학입문서가 모종의 ‘모범답안’으로 유도하는 데 비해 이 책의 저자는 한 가지 얘깃거리를 놓고 여러 입장을 그들의 입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입장에 대한 비판과 역비판을 스피디한 문체로 펼쳐나간다. 물론 대화나 논쟁, 설전과 에세이 등 책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여러 흥미진진한 장치들은 철학학교 1>과 마찬가지로 작동한다.
가령, 3장 「우리는 과연 처벌받아야 하나?」를 살펴보면, 연쇄살인범 마군이에 대한 재판정이 무대이다. 재판관과 검사의 심문에 대한 마군이의 변호는 곧 철학적 논쟁에 다름 아니다. 자유의지에 대한 결정론과 양립론, 자유론에 대해서 설전을 벌인다. 전개하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한 입장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기본요건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상황으로 직접 보여준다. 따라서 글의 마무리에 있는 판결내용은 별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살인범은 곧 죄인이고, 죄인의 말은 무조건 옳지 않다는 우리네 판단의 연결고리를 깨뜨리는 게 핵심이다.
어쩔 수 없는 위험에 처한 두 생명 중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묻는 5장 「조디를 살리기 위해 메리를 죽여야 하나?」도 무척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하반신이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 중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 명을 죽여야 하는지를 묻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의학이나 과학기술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때 가끔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가끔 해외토픽에서 소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공리주의와 도덕적 직관을 둘러싼 여러 입장이 소개되며, 저자는 샴쌍둥이의 예 외에도 아무도 손쉽게 택할 수 없을 만한 ‘난처한 예’들을 소개함으로써 이를 둘러싼 우리의 고민과 생각을 풍부하게 만든다.
|
|
|
이 상품에 대한 총 0 개의 이용후기가 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