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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천하를 경영한 기황후 1

천하를 경영한 기황후 1
출판사 : 일송북
출판년도 : 2006.05.22
지은이 : 제성욱
ISBN : 8957320598
책 쪽수 : 357 page
정가 : 9,500 원
 


700년 전 최초로 ‘고려양’이라는 한류의 꽃을 피웠던 여인. 공녀의 불운을 극복하고 무력한 황제를 대신해 30여 년 간 원 제국을 경영했던 기황후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총 4권의 대하소설에 담았다.1. 역사 속에서 진실 찾기
-700년 전 유라시아 대륙을 지배했던 원 제국은, 고려인들이 경영하고 있었다

한민족 역사상 중국 왕조의 황후가 되어 대륙의 정세를 주도했던 유일한 사람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 나라가 약해 강대국 원나라의 강압에 못 이겨 백성을 공물로 바쳐야했던 참담한 고려시대, 그녀는 공녀로 이국땅에 끌려간다.
고려의 문장가 이곡은 “공녀로 선정되면 온 집안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렸다”고 공녀 반대 상소문을 남겼지만, 정작 원나라에 끌려가 몽골 귀족의 첩이되거나 창기가 되어야 했던 고려 여인들의 삶에 대해서 역사는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차 따르는 궁녀에서 당대 지배세력의 갖은 핍박을 견디며 극적으로 황후가 되었던 기 황후. 그녀는 공녀나 환관으로 끌려가 노예의 삶을 살아야 했던 이들 고려인들의 희망이었고 긍지였다. 자신을 버린 고려의 권익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했고 더는 백성을 공물로 갖다 받쳐야하는 약소국의 참담함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린 왕들을 독살시키면서까지 권력 찬탈을 일삼았던 고려 왕조의 폐단을 막기 위해 공민왕을 추대하기도 했다. 이것이 역사가 단편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그녀의 행적이다.
그러나 최근에 알려진 기 황후에 대한 평가는 역사 속에 뚜렷한 공적이 있음에도 부정적인 측면 일색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승자들에 의해 기록된 한족 중심의 명나라 사관이 왜곡과 폄하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조선의 사대주의적 사관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할 수 있다.
소설을 집필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역사 바로 알기’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왜 우리는 과거 유교와 봉건적인 사관에 의해 폄하된 자랑스러운 우리 선조에 대한 재평가에는 무심한가?

기 황후의 천하 경영 방식이 돋보이는 것은 공평 과세와 무역 수익으로 비축한 황실 재정을 사치와 향락으로 탕진하지 않고 백성을 위해 온전히 베풀었다는 데 있다

하지만《천하를 경영한 기황후》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단순한 영웅 그리기나 과장된 성공 신화가 아니다. 작가는 기 황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이야기 속에서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

기 황후는 국가 경영에 대한 분명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통치자였다. 당시 원나라는 천재지변과 거듭된 민란으로 국가 경제는 말이 아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녀는 무능한 황제들이 써왔던 잘못된 방식, 즉 국가 재산을 늘리기 위해 세금을 높여 백성들을 더 궁핍하게 만드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기 황후가 추진한 정책은 오늘날로 치자면 많이 버는 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형평과세’였다.
내수 시장을 돌보기 위해 국가 재정의 근간을 이루었던 금과 소금의 밀거래를 완벽하게 통제했다. 이는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동시에 세수를 확보하는 길이었다. 또 대상(隊商)이나 귀족 계급이 장악해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던 실크로드와 국제해상무역의 이권을 황실 직속기관인 자정원에서 직접 관리토록 했다. 그 적재적소에 고용보나 박불화와 같은 고려 출신 환관들을 책임자로 임명해 명령체계의 혼선을 없애며 이윤의 극대화를 꾀했다.

이런 개혁 정책은 당시 지배 세력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쳤다. 기 황후는 이들을 단호하게 제거하거나 아름다운 고려 여인들을 이용해 포섭하는 과단성과 능수능란함을 보이기도 했다. 기 황후의 이러한 천하 경영 방식이 돋보이는 것은, 공평 과세와 무역 수익으로 비축한 황실 재정을 사치와 향락으로 탕진하지 않고 백성을 위해 온전히 베풀었다는 것이다.
낯선 이국땅에서 여인으로써 겪게 되는 기 황후의 인간적인 고뇌는 읽는 이의 가슴을 서늘하게 하는 면이 있다. 또 권모술수가 판치는 황실의 권력다툼에 매몰되지 않고 고려인의 긍지를 지키며 큰 덕(德)으로 정치적 이상을 실현해가는 과정은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총 4권으로 기획된 소설은 탄생부터 죽음까지 고려 여인 기 황후의 파란만장한 삶을 심도 있게 그리고 있다

2. 시대를 뒤흔든 영웅들의 장쾌한 이야기
-혁명가, 부패한 관료, 장수들, 궁인들의 갈등관계를 치밀하게 구성하며 당시 극변기의 정세와 시대상을 생생하게 반영했다

소설의 배경은 14세기 말엽으로, 원나라와 고려 왕실을 주 무대로 삼고 있다.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나온다. 명 태조 주원장과 조선 태조 이성계 같은 익히 잘 알려진 인물에서부터, 기철 같은 부패한 관리나 한산동 같은 민란을 주도했던 혁명가들까지 등장하며 당시 극변기의 정세와 시대상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 소설이 의미 있는 것은 그동안 우리 역사나 역사소설이 등한시 해온 ‘역사 이면(異面)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700년 전 공녀나 환관으로 강제로 끌려간 민초들의 삶. 그들은 기 황후를 중심으로 이국땅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고려인들만의 왕국을 꿈꿨다. 역사는 그들을 단지 ‘자정원파를 형성하며 큰 세력을 이루었다’고 짧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원나라의 국가 재정을 담당했던 자정원의 원사 고용보나 영록대부 박불화는 원사 ‘환관열전’에 나올 만큼 잘 알려진 인물들이다. 소설은 이들 뿐만 아니라 기록되지 않은 고려 출신의 궁녀와 환관들의 삶을 새롭게 조명하며 극적 리얼리티를 획득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최천수이다.

최천수는 연인 곁에 머물기 위해 스스로 거세를 하고 환관이 되는 고려 남자이다. 그는 한때 고려의 이름난 검객이었지만, 기 황후의 호위 환관이 되어 일생을 그림자로 살아가다가 생을 마감한다. 최천수와 기 황후의 이루지 못할 사랑 이야기는 비록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놓은 극적인 구성일 뿐이지만, 당시 노예처럼 강제로 끌려가 이국땅에서 살아가야 했던 남녀의 고단하고 저린 삶을 절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우리 역사에서 생몰년조차 명확히 기록하고 있지 않은 기 황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심도 있게 그렸다. 주원장에 의해 대도성을 내주고 초원으로 돌아간 이들 몽골 왕조의 이야기는 중국 역사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미 명(明)을 건국한 한족들은 ‘북원(北元)’이라며 몽골 왕조를 폄하했지만, 초원으로 돌아간 기 황후와 그의 자손들이 경영했던 땅은 몽고 고토를 완벽하게 되찾았기에 여전히 광활했다. 순제가 죽고 선광(宣光)을 연호로 원나라의 중흥을 꾀했던 기 황후의 장자 소종(昭宗) 황제, 그리고 차남 토구스티무르에 의해 원나라는 여전히 큰 세력을 이루고 있었고 기 황후의 정치력이 미치고 있었다. 그 무렵의 원나라는 더 이상 몽고족들만의 나라는 아니었다. 고려와 발해의 유민, 여진족 등이 합세하며 연합 정부를 이루었고, 그 후 200년 동안 그 명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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