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세번째 소설집 [무정한 짐승의 연애]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두번째 소설집 [내 여자친구의 장례식] 이후 5년만이다. 그간 펴낸 두 권의 소설집에 대한 평단의 인식은 '문체가 내뿜는 농밀한 서정성', '내면에서 출렁거리는 마음의 파동과 입자들을 신중하게 선택한 언어의 조형” “슬픈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세계'……. 물론, 그는 불만이다. '서정은 장르가 아니잖아요. 문체에 가려서 제가 지어낸 스토리와 메시지가 주목받지 못한다면 저는 실패한 겁니다. 서정성이란 그림(소설)을 그릴 때 사용하는 크레파스일 뿐입니다.' 이응준은 한때 자신을 띄웠으나 이젠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서정성과 ‘문체’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한다.그는 수사의 과잉보다 ‘적합한 문장’이 윗길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는 중이다. 이번 소설집 시작 부분에 언급한 [채근담]에서의 인용처럼 “문장이 궁극에 달해도 별로 기이할 것이 없다. 다만 알맞음에 그칠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