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03년 여름"
무수히 많은 소설의 주무대가 된 서울이지만 정작 그 자신이 전면에 드러났던 적은 없다. 그런 면에서 제목과 '서울'을 내세운 독특한 설정에 일단 한 표. 다음, 한 줄로 내용을 요약해보자. '변변한 직업도 없는 서른살 동갑내기 네 친구가 주유소를 턴다'. 흠,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 하다고?
하지만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같을 거란 생각은 말길. 이 책은 결코 주유소를 터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린 모험담이 아니다(주유소를 터는 장면은 겨우 몇 장으로 간략하게 끝난다). 작가가 집중하는 건 어떻게든 '서울특별시민'이 되려고 아둥바둥 거렸던 부모세대와 그들의 노력으로 그 이름도 드높은 서울시민이 되었건만 별볼일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네 친구의 인생역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