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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나 도둑놈더러 소원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우선은 경찰과 감옥을 없애달라는 것일테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먹고 사는 세상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어느 넋 떨어진 놈이 먹고 살 만한데 남의 집 담 넘고 칼 디밀며 애써 모은 재물을 챙길 것인가. 손발 박자 맞고 재수 옴붙지 않은 날이면 두어 탕에 기억만 원 챙기는 건 우수운데. 뼈빠지고 몸 축내가며 직장생활 해봤자 어디가서 변변하게 술 한잔 걸칠 형편도 안된다는 건 너무 뻔한 사실이었다.
강도주식회사. 상도단이면 강도단이지 강도주식회사가 말이나 되는 거냐고 따질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남 앞에서 그들 스스로 강도주식회사라고 지껄이지는 않는다. 설립할 때부터 사업자금을 공동으로 부담했고 이익금을 정당하게 분배할 뿐만 아니라 사장이니 전무니 상무니 부장이니 해서 강도질해 온것을 몫몫 분배하는 걸 보면 여는 주식회사들보다 훨씬 주식회사다운 데가 있었다.
강도질 안해본 사람은 칼 든 강도가 퍽이나 뱃심 좋고 강심장이기에 시치미 뚝 뗀 채 잘먹고 잘 살 거라고 여기리라. 그러나 강도처럼 심장약한 사람이 달리 없다는걸 강도질 해 본 자는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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