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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전쟁은 신을 생각하게 한다 (반전·평화문학 No War! Stop War!)

전쟁은 신을 생각하게 한다 (반전·평화문학 No War! Stop War!)
출판사 : 화남출판사
출판년도 : 2003.04.10
지은이 : 강형철
ISBN : 8990553032
책 쪽수 : 479 page
정가 : 12,000 원
 


이라크전이 사실상 종식되었다. 그러나 이 전쟁은 수많았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전쟁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세계 최초의 반전 작품집'이란 설명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야만의 시대'에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신경림, 박노해, 김지하 염무웅 등 이땅의 대표적 문학인들의 작품과 최초로 소개되는 이라크 시인 5명의 반전시가 눈에 띈다. 또한 '반전평화' '한국군 파병 반대' '이라크 민간인 피해 참상'을 담은 생생한 사진이 실려 있어, 활자만으로는 전해지지 못하는 전쟁의 비참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전쟁과 관련해서는 박노해, 공광규 시인의 현장르포가 실려 있으며, 더불어 미국과 관련해서는 고영직씨의 「한국 반미문학사 서설」이, 원정출산에 관한 심도 있는 역작인 김지우씨의 「해피 버쓰데이 투 유」가 실려 있다.

그들이 애타게 찾았던 신(神)은 끝내 침묵했지만, 침묵만이 능사가 아님을 이 책은 웅변하고 있다.『전쟁은 신을 생각하게 한다』라는 제목으로 총 480쪽 규모로 출간된 이 책은 '반전평화''한국군 파병반대' '이라크 민간인 피해참상' 등에 대한 생생한 사진 자료 등이 문학작품과 함께 실려 있어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라크전쟁의 와중에 '반전·평화'라는 하나의 단일한 주제를 가지고 시의적절하게 문학 분야의 전 장르가 망라되어 한권의 책으로 묶인 것은 세계문학사에 있어서도 일찍이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이 책에 실린 작품의 성취도 또한 오늘의 한국문학의 한 진경을 보여주고 있어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이 책은 세계 최초의 반전 작품집이라는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제1부에 실린 '이라크 대표시인 5인선'은 전쟁의 피해 당사국인 이라크 시인들의 상심과 고뇌를 읽어내고자 현대 아랍시의 대표 주자인 이라크 시인 5인의 특집을 선보이고 있다.
둔야 미카일의「전쟁은 힘들어」「보석」, 압둘 와합 알 바야티의「우리는 왜 유랑지에 있나」「시의 불」, 바드르 샤키르 알 사이얍의「비의 송가」, 파딜 알 앗자위의「여가시간엔」등은 '시체들을 공중에 흔들고' '희생자와 살인자들을 동등하게 만드는' 전쟁의 무자비함과 참혹함, 그리고 전장에 내던져진 인간의 비극을 증언하고 있다. 또한 이라크 시인들의 작품 속에서는 한결같이 생명에 대한 깊은 외경과 함께“우리가 왜 주여!/ 조국도 없이, 사랑도 없이,/죽어간다/두려움 속에서 죽어간다/우리가 왜 주여?”라고 절규하면서도 그 내면에는 신(神)에 대한 성찰이 돋보인다. 아랍문화 특유의 리얼리즘에 바탕한 서정성 짙은 문체로 형상화된 이라크 시인들의 작품은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던져주고 있다.
독자들은 이 시편들을 통해 고난 받는 이라크의 역사와 전쟁의 참혹함을 겪었기에 누구보다도 반전에 대한 뜨거운 의지와 평화를 갈구하는 이라크인들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우리나라에서 이라크의 시인들의 작품들이 지면을 통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제2부는 '전쟁반대' '파병반대'의 염원을 시로 형상화한 고은, 민영, 이해인, 홍일선, 곽재구, 도종환, 김정환, 강형철, 김영현, 이재무, 이도윤 시인 등 이 땅의 대표적 시인 63인의 '반전평화시'(지금 사막은 잠들지 못한다) 81편과 신경림, 김지하, 이선관, 나종영, 배창환, 이산하, 김용락, 박남준, 안찬수 시인 등 58인의 '촛불시'(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69편은 지난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참혹한 죽음을 당한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시'로 구성돼 있다.
고은 시인은「나의 편지」에서 "지금 사막은 잠들지 못한다/지금 메소포타미아의 아이와 어머니는/ 외진 울음도 나누지 못하고 죽어간다// 우리들이 세운 기둥마다 새겼던 말/ 정의와 자유/ 해방/ 세계평화/ 기어이 찾아야 할 그 말들을 도둑 맞았다"라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준열히 질타하고 있으며, 곽재구 시인은「어린 이라크 소녀에게」라는 시에서 "한 사람의 미친 독재자를 제거한다는 구실로/무수한 자국의 청춘들과/또다른 무수한 청춘들의 영혼을/전쟁의 불구덩이로 몰아넣음이 얼마나 미친 짓임을" 지적하고 있다. 도종환 시인은 "저는 당신들이 죽이려는 바로 그 아이들예요/ 우리는 내일도 엄마아빠가/ 살아있기를 바랄 때 슬퍼집니다./매일같이 쏟아지는 미사일과 비명소리 속에서/ 우리가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는 채 죽어야 할 때/ 우리는 혼란스럽습니다"라고 어린 이라크 소녀의 눈을 통해 이번 전쟁의 부도덕함과 어린이들이 무차별로 희생당하고 있는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한다. 이어 지난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참혹하게 죽임당한 심미선, 신효순 양에 대한 '추모 촛불시'는 오늘의 미국을 다시 보기 위한 시인들의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강영환 시인은 "너희 죽음 앞에 촛불을 든 손이/ 왜 이리도 떨리는가 /너희 이름이 부르는 입술이 /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내가/ 촛불이라니 아, 조국은 /너희에게 해줄 것이 없구나/ 촛불 하나 지킬 것이 없구나"라고 노래하고 있으며, 박남준 시인은 "미국에 빌붙어 눈치만 살피는 이 나라 대통령들이 너희들을 죽였다// 아니다 내가 너희들을 죽였구나/ 힘없는 이 땅이 너희들의 참혹한 죽음을 불러 일으켰구나"라고 불평등한 한미관계가 여중생의 죽음을 불러왔다고 자탄한다. 안찬수 시인은 "밤거리엔/ 촛불의 꽃밭/ 밤하늘엔 별들의 꽃밭// 효순아, 미선아/ 이 꽃밭에서 새처럼 나비처럼 날아오르렴/ 날아오르며, 날아오르며"라고 두 영혼을 위무하고 있다.
그리고 제3부의 '이라크·미국으로부터의 현장통신'에는 박노해, 공광규 시인의 생생한 현장르포가 실려 있다. 미국의 이라크침공 직전 바그다드로 향한 박노해 시인은 현재 이라크 국경봉쇄로 요르단 암만에 머물고 있는 바, 포연 가득한 전황과 함께 한국군 파병에 대한 아랍인들의 분노와 항의 소식 등 현지의 표정을 우리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어 공광규 시인이 9·11테러 1주년을 맞아 미국 뉴욕의 현지 표정을 취재한 르포 또한 우리에게 오늘의 미국의 실상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아울러 제4부의 '미국을 다시 본다'라는 주제로 실린 소설가 남정현, 윤정모, 정도상, 방현석, 오수연 등과 문학평론가 염무웅, 도정일 교수 등의 '반전평화 산문 10인선'은 미국의 일방적 '내 마음대로' 주의에 대한 따끔한 일침과 함께 한국군 파병에 따른 국가이미지 실추문제 등에 대해 사려 깊게 살피고 있다. 그와 함께 '파병반대'의 정당성과 미국이 이라크 침략전쟁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 등을 살피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전면적인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글들이 실려 있다.
이어 권오삼, 장주식 등의 '반전평화 동시·동화'(이상한 나라보다 더 이상한 나라)는 아이들의 눈을 통한 반전 평화의 마음을 담고 있으며, 두 여중생 압사사건에 대한 추모의 정을 동시와 동화로서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 바, 이는 아동문학의 시야를 새로이 확장시킨 소중한 글이다.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신예작가 김지우 씨의 소설 「해피 버쓰데이 투 유」에서는 최근 우리사회의 이슈가 된 미국에서의 '원정출산' 문제를 심도 있게 그려낸 역작이다. 또한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신진 평론가 고영직 씨의 평론(「한국 반미문학사 서설」)은 우리 비평의 미개척공간인 '반미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꼼꼼히 돌아보며, 내일을 조망한 글로서 우리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처럼 오늘의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작가, 평론가 등 122명의 문인들이 대거 참여하여 '반전·평화'의 염원을 한데 모은 이 책은 감동과 지성의 문학행진이라고 감히 자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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