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관한 한 편의 대하드라마. 산을 필두로 암석, 물, 대륙, 대양을 비롯해 원자, 분자, 운석, 오른손잡이 나무, 지구, 달, 은하의 성간 구름까지 정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여 은하계와 지구의 탄생에서부터 그들의 미래에 관한 전망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훑고 있는 책.
이 책은 전문가를 상대로 한 어려운 과학책이 아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거나 언뜻 어디에선가 들어봤던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사색'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유효적절한 많은 예가 등장한다. 한편으로, 이 책은 과학 지식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지구의 내부, 육지, 해양, 대기, 은하계, 카오스의 세계까지 그 행선지를 보면 가히 이 세상 전체라고 할 만하다.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지질학과 같은 구체적인 과학지식보다는 새롭게 사고에 이르는 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삶의 각처에서 다시 떠올라 삶의 폭을 깊이 있게 해줄 것이다.
이 책이 가진 또 하나의 미덕은 과학적 태도이다. 지은이는 과학자의 극적인 성공, 그의 이론이 과학계에 수용되기까지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그를 배척하고 그의 이론을 수용하려고 하지 않았던, 성실하고 객관적인 과학작들의 태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설이나 이론을 수용하고 인정하기까지 그들이 견지했던 태도 때문에 후세의 사람들은 성공을 기준으로 그들이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과학자 집단이었다고 단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은이는 우리가 비난했던 이들의 태도가 당시의 과학자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변호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사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태도에서 시작된 것이다. 바로 그런 태도 때문에 지은이는 비탈에서 미끄러지는 경험으로부터 암석의 일생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뒤틀린 나무에서 최초 생물의 탄생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각 장은 산을 오르는 동안 마주치게 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어 우주의 관계망 속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어, 바위 덩어리에 관한 사색에서 시작하여 빅뱅이 일어난 후 3초 후의 우주에 대한 심오한 사색에 이른다. 시냇물의 소용돌이에서 물질을 우주로 이동시키는 새로운 방법에 대한 생각에 이르는 식이다. 지은이는 등산화의 끈을 묶고 도시락을 싸서 자신과 함께 산에 오르자고 권한다. 우리가 이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해준다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