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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장편 소설 『사랑에 대한 세 가지 생각』으로 제1회 탐라문학상을 수상하고, 『아버지의 우산』, 『집으로 가는 길』, 『치즈』 등의 작품을 통해 단아하지만 깊이 있는 문체, 짜임새 있는 이야기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해 온 이명인의 새 장편 『낙타』가 출간되었다.
『낙타』는 제주 섬을 배경으로 출가한 남편의 빈자리를 홀로 채우며 살아가는 40대 중년 여성인 나 ‘야목’의 일상과 열병처럼 찾아온 사랑인 30대 ‘나무’와의 관계를 통해 ‘나’가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내고 있다. 더 이상 욕망 같은 것은 내재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40대의 나이에 뜻밖에 찾아온 ‘털갈이하는 짐승’이라고 밖에는 부를 수 없는 순수하기에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랑을 치러 내는 과정과 칠순의 나이에도 결혼을 꿈꾸며 자신의 욕망을 한껏 표출하지만 자신의 원죄인 양 혼자된 며느리를 보듬어 안는 시아버지의 삶은 사막의 혹한 고통을 제 등의 혹으로 견뎌 내는 낙타의 인생과도 같다. 작가는 우리네 삶이 자신을 버리고 인고의 사막을 타박타박 건너가는 것임을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촘촘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장면 장면마다에 인물들의 감정의 떨림이 살아 숨 쉬고 있어 독자들은 가슴을 울리는 공감과 재미를 함께 선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더 나아갈 듯 보이는 대목에서 검박하게 뒤돌아서는 작가의 자제력이 오래도록 잔잔한 감동이 돼서 넓게 파문을 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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