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죽비 같은 문장과 만난다
“한번 나간 정신은 좀체 돌아오지 않는다. 매사 흐리멍덩해져 아무 의욕이 없다. 죽비소리를 듣고 싶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말씀은 어디에 있나?”
좋은 문장은 따끔한 죽비소리와 같다. 문장에 스민 청신한 기운은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게 하고 흐려진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한다. 『죽비소리』는 ‘나를 깨우는 우리 문장 120편’을 모은 책이다. 한국 한문학자 정민 교수가 쾌재를 부르며 만난 문장들, 마음속에 새기고 싶어 하나하나 갈무리해둔 귀한 문장들이다. 고려 초에서 조선 말기에 활약했던 명문장가들의 문장을 발췌, 번역한 후 정민 교수가 평설을 달았다. 회심(會心), 경책(警策), 관물(觀物), 교유(交遊), 지신(持身), 독서(讀書), 분별(分別), 언어(言語), 경계(警戒), 통찰(洞察), 군자(君子), 통변(通變) 이상 총 12가지 주제에 걸쳐 문장들을 소개하고 있다. 옛문장들을 통해 세상 이치와 근본을 깨우치고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다 나은 삶을 일구어나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깨우쳐야 할 덕목으로 이끄는 실용적인 ‘지침서’다.
정성과 심혈을 기울여야 할 대상, 시간을 두고 완성을 추구해야 할 대상에 ‘농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인생도 농사에 비유된다. 씨 뿌리고, 김매고, 거두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들을 극진함 속에 이뤄가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열두 달의 풍속과 교훈을 담고 있는 『농가월령가』의 월령(月令) 형식을 취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