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문화, 중국에 대한 이해의 시발점
사람들은 패루(牌樓)나 홍등(紅燈), 용춤 등을 보면 이내 자신이 중화문화권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낭랑한 목소리를 길게 끌며 부르는 장조의 민가를 들으면 광활한 몽고의 초원을 연상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몇 가지의 인상으로 중국을 알기는 어렵다. 중국은 실로 거대하고 대단히 복잡한 문화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더 이상 우리를 단편적이고 추상적인 인식의 상태에 머물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중국이 약(弱)대국이라는 이미지를 뒤로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우리와의 관계에서도 경제와 군사, 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국’으로 자리 잡게 된 까닭이다. 2003년 3월 출간한 <중국의 경제지리를 읽는다>(후자오량 지음, 휴머니스트)에 이어 후자오량(북경대 교수)의 두 번째 책 <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는 문화가 경제라는, 다시 말해 중국 전역에 내재되어 있는 문화가 중국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관점을 견지하며 중국의 남과 북, 과거와 현재를 샅샅이 실사하며 중국 문화의 핵심을 선명하게 짚어간다. 이 책의 겉장을 펼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실제 답사를 방불케 한다. 중국의 고와 금, 동과 서, 그리고 남과 북을 종횡무진하며 중국의 자연풍토와 그 자연의 어김없는 반영인 문화와 역사를 만나며 거기에 덧붙여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맞물려 빚어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을 더욱 정확히 이해하고 중국에 대한 지식을 끊임없이 갱신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남과 북, 고와 금의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는 중국의 요체를 보여 주며 중국에 대한 이해의 시발점이 왜 문화에 있는지를 분명히 알게 한다.
커다란 지역 차이와 세밀한 소수 민족의 문화를 읽는다
중국의 광활한 영토는 천차만별의 다양한 대자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산과 빙천이 있는가 하면, 사막과 평원, 호수와 삼림 등 온갖 유형의 지형을 고루 갖추고 있다. 경제 활동에서 지역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바람을 가르는 여객기가 대도시를 오가는 한편 도시를 벗어나면 우마를 거느린 마방이 산과 들을 넘어 천천히 움직이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연기를 내뿜는 굴뚝이 숲처럼 빽빽하고 기계소리가 그치지 않는 광산 지역이 있으며, 작은 돌다리 밑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가 살찌는 강남의 수향도 있다. 북방의 변경으로 가면 바람 부는 초원 위에 소와 양이 뛰노는 목장 지대가 여전히 남아 있다. 문화에서도 이처럼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후자오량은 복잡한 문화의 집합체로서 중국의 문화지리를 파악하기 위해 두 가지에 주목하면서 기술한다. 첫째는 남북에 걸친 커다란 지역 차이에 주목한다. 지형과 기후, 역사 등에서 남북의 문화는 극명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민성(民性)에서 북방은 강직한 데 비해 남방은 온유하고, 문학ㆍ예술에서 북방은 호방하고 시원시원한 데 비해 남방은 완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북방은 거칠고 간단한 데 비해 남방은 세밀하고 복잡하다. 언어의 차이 또한 북방이 비교적 획일적인 데 비해 남방은 복잡하게 나누어짐을 보인다. 둘째는 소수민족의 문화를 집중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문화지리는 남과 북, 동과 서라는 커다란 흐름 외에 주요한 민족 집거지역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은 다양한 민족이 한데 어우러져 사고 있기 때문이며 소수민족문화의 특징과 장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국 전체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본다. 이 책에서는 티베트와 신강, 그리고 귀주 및 도시와 문화집단을 살펴본다. 이러한 관점과 방법이 반영되어 이 책은 전체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2장은 총론이자 문화지리의 기초로 중국의 자연과 인종, 역사와 군사, 경제 분야를 개관한다. 3장에서 7장까지는 각론으로 언어와 문학ㆍ예술, 인재와 음식, 건축 등에 걸쳐 남북의 차이에 주목하며 과연 중국이 어떠한 나라인지를 기술한다. 마지막으로 8장에서 12장까지는 신강, 티베트, 귀주 및 상해, 온주, 마카오 등의 도시를 집중하여 파악한다.
북경대의 중국 개조 프로젝트
<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는 후자오량 북경대 교수의 리더 하에 지난 10년간 지리학 역사학 경제학 등의 분야와 여러 민족의 연구자 20여명이 준비한 끝에 완성한 북경대의 중국 개조 프로젝트의 결실이다. 주요 연구자로는 연변대학의 심혜숙(沈惠淑, 조선족) 교수, 신강사범대학의 알스랑(위구르족) 교수, 티베트대학의 칭다(장족) 교수, 대만 신죽(新竹)사범대학의 황정화(黃定華) 교수, 중국사회과학원 화남(華南)분원의 황발정(黃發程) 연구원 등이다. 특히 알스랑 교수는 칼핀과 아토스 등지의 실지조사를 거쳐 「위구르 문화지리」를 완성했고, 랑다 교수와 대만의 황정화 교수는 「티베트 문화지리」를 위한 기초를 제공하였다. 그 밖의 온주, 상해, 마카오, 귀주 등의 문화지리의 특징을 드러내는 지역과 도시 또한 여러 연구자들의 현지 관찰 및 실사 자료가 바탕이 되었다.
후자오량 교수는 경제지리를 전공하며 주력해 오던 중 21세기는 문화가 곧 경쟁력이자 모든 산업의 기초라는 인식의 전환을 토대로 하여 1987년 「중국 경제지대와 동아시아 경제지대의 문화지리적 배경」이란 논문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문화지리에 첫 발을 내딛었다고 한다.(인터뷰 참조) 이어 ‘중국이 어떠한지, 지속적 성장의 가능성을 찾기’ 위한 기초로서 ‘중국의 문화지리’를 중국 개조 프로젝트로 수행해온 바 <중국의 문화지리를 읽는다>는 그 성과를 반영한 것이다. 앞서 중국의 경제지리에 대한 연구 또한 같은 목표와 방법을 통해 1999년 그 결실을 책으로 출판을 하였는데, 한국에서는 <중국의 경제지리를 읽는다>로 2003년 3월 휴머니스트에서 출간을 하였다.
|
|
|
이 상품에 대한 총 0 개의 이용후기가 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