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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1992)를 출간하고 5년 만에 발표한 『황금비늘』은, ‘동명’이라는 한 소년의 성장소설인 동시에 우화의 형식을 빌려 작가가 오랫동안 심취해온 선도(仙道)의 깨달음을 쉬운 언어로 전해준 구도소설이다. 4년에 걸쳐 10여 차례 탈고를 거듭했고, 순간의 욕망에 얽매인 정신을 다잡기 위해 교도소 철문을 주문해 달 만큼 기행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필에 몰입했던 작가는, “조선시대 맹인들이 종이에 눈을 그려 붙이고 궁중에서 아악을 연주했다”는 한 줄의 인용을 위해 『대동야승』 17권을 독파했을 뿐만 아니라, 눈동자에 얼룩이 생기는 비문증(飛蚊症)을 앓기도 했다. 안개 낀 날 황금빛 비늘을 흩날리며 창공을 헤엄치는, ‘초월적인 힘’을 지닌 ‘무어(霧魚)’를 중심 소재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찾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상상 속의 물고기를 통해 참 자유의 경지를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이 집약된 도가적 풍취의 소설이다. 세상에 대한 온갖 증오와 저주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인공은, 노인과의 낚시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물욕의 허망함을 알게 되고 마침내 세상과의 화해를 시도한다. 세상에 대한 미움으로 점철된 그에게 도인의 경지에 이른 노인은 낚시를 통해 세상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는 메신저 같은 존재다.
인간의 진정한 구원을 주제로 작품활동을 펼쳐온 이외수 작가의 작품세계는, 현대 젊은이들의 소외와 방황, 절대고독을 소설적으로 형상화했던 『꿈꾸는 식물』 『들개』 『칼』, 도가적 사상을 바탕으로 일상 속에 잠재해 있는 신비와 환상을 화두로 삼아 인생의 궁극적 의미를 물은 『벽오금학도』『황금비늘』『괴물』을 중심으로 크게 2기로 정리된다. 이 작품들 중 2000년 이전에 출간된 장편소설들을 시대감성에 맞는 감각 있는 편집으로 새롭게 선보이고자 기획된 <이외수 오감소설> 시리즈의 완간은, 이제 곧 세상에 내놓을 신작 장편소설을 시작으로 전개될 이외수 3기 문학의 문을 여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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