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칙칙한 솜이불 속에서 연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던 소녀의 혼잣말이었다.
소녀는 오늘따라 창밖의 심통 사나운 날씨가 무척이나 얄밉기만 하였다.
"달팽아, 달팽아, 뭐하니?"
이불 속을 빠져나온 소녀가 앉은뱅이 책상보를 살짝 들추며 작은 어항을 꺼내본다.
빨간 달팽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어항속에는 달팽이가 먹다 남은 양상한 배춧잎과 양상추, 그리고 자글자글 금이 간
계란껍질만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고, 다른 달팽이들마저 꼭꼭 숨어버렸는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치이……."
소녀는 다 알면서도 코를 씰룩여본다. 게으름뱅이라고 하면서.
달팽이들은 어두컴컴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도 나뭇잎 뒤에 숨어
곤히 잠을 자는 모양이었다.
이제 진짜 봄이 오면, 소녀는 등껍질이 아픈 빨간 달팽이를 엄마 달팽이가 많이 걱정하며
기다릴 것 같아 빨리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
|
|
이 상품에 대한 총 0 개의 이용후기가 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