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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을 한참 올라 사람이라고는 전혀 살 것 같지 않은 산 위에 집은 있었다. 마치 일부러 깎아 만든 평지에 갑자기 우뚝 솟아 생긴 기암절벽 같았다. 반질한 강돌로 쌓아올린 담장은 그녀의 키를 겹겹이 올려도 닿을 것 같지 않았다.
산 아래 마을에서부터 걷기를 40십여 분, 겨우겨우 찾아왔건만 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당장 돌아가고만 싶었다. 하나뿐인 혈육 오빠의 문제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오빠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장담을 했건만 규칙적으로 툭툭 튀어 나온 담장의 검은 돌은 촘촘히 박혀 있는 벌레처럼 징그러워 보이기만 했다. 더구나 안개가 짙게 깔린 주변 때문에 음산해 보이기까지 하다.
묵은 냄새를 풍기는 해묵은 사전처럼 보이는 흰색의 나무 대문을 본 순간 그녀의 당당한 기세는 산 아래로 내려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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