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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화장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화장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출판사 : 문학사상사
출판년도 : 2004.02.13
지은이 : 고은주
ISBN : 8970126244
책 쪽수 : 371 page
정가 : 9,000 원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이 드디어 출간됐다. 한 해 동안 발표된 작품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중 · 단편만을 모아 싣는 이상문학상 작품집은 그 공정성과 탁월한 작품성으로 인해 문학인들 사이에서 가장 정평 있는 문학교과서로 꼽힌다.

올해의 작품집에는 대상을 수상한 김훈의 「화장」과 작가가 직접 선정한 대표 에세이 「여자의 풍경, 시간의 풍경」 외 2편, 그리고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 「가건물(假建物)의 시대 속에서」가 실려 있다.

김훈은 우리나라의 문인들 중 보기 드물게 서사성과 서정성을 함께 갖추고 있는 작가, 날카롭게 벼려진 통찰을 자신의 문체 안에 서정의 힘으로 녹여내는 작가라고 불려져 왔다. 특히 모든 소멸해 가는 것과 소생하는 것들 사이에서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존재 의미를 냉혹하고 정밀하게 추구한 대작인 「화장」은 모든 심사위원들에게서 만장일치의 찬성을 받은 명작이다.

또한 2004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집에는 구효서의 「밤이 지나다」, 김승희의 「진흙 파이를 굽는 시간」, 하성란의 「그림자 아이」 등 중진 작가들의 깊이 있는 작품들과 함께, 박민규의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등 신예급 작가들의 톡톡 튀는 문장력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고루 포진해, 읽는 재미와 맛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대상은 김훈의 '화장'에 돌아갔다. 그간 이상문학상 작품집에서는 대상수상작품과 함께 수상작가 자선 대표작을 싣곤 했으나, 이번에는 작가가 직접 선정한 대표 에세이 세 편을 함께 실었다.

수상작 '화장'은 2년 동안 뇌종양을 앓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화장품 회사의 상무로 근무하는 '나'는 묵묵히 아내의 장례 일정을 진행한다. 한켠으로는 전립선염을 앓으며, 한켠으로는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자신의 사랑을 생각하며, 또 한켠으로는 회사의 중요한 광고 전략 결정에 꼭 참여하라는 사장의 지시를 수행하며.

화장(火葬)과 화장(化粧)이라는 이중적 소재가 적절히 배합되어 있으며 두 여자를 사랑하는 중년 남성의 심리를 세련되게 표현하여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되었다.

그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작가 박민규의 단편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를 비롯하여 우수작 일곱 편이 함께 실려 있다.


[추천글]

심사위원 모두가 '화장'의 소설적 미학에 대한 공감을 갖게 된 것은, 인간의 죽음을 육체의 소멸이라는 소설적 주제로 형상화하고, 그 과정을 치밀하게 정교하게 보기 드문 명문체로 그려낸데 있다. - 권영민 (문학평론가)

작가는 노련한 직관으로 생명체에 잠재한 선과 악의 갈등을 예리하게 직시하고, 그것을 강렬하고 아름다운 필치로 빈틈없이 엮어나간다. 진지한 글쓰기가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다. - 권택영 (문학평론가)

'화장'에서 보여지는 잔혹함과 소설 미학적 탁월성은 우리 문학사에 초유라고 할 만하다. 이 작품은 삶이라는 저 오묘한 수수께끼를 여지없이, 명징하게 파헤친 명작이다. - 서영은 (소설가)

인간(여성) 신체의 '가벼움'에 문명 전체의 무게를 걸고 있는 오늘의 이 지구촌이 우리의 신석기인 김훈으로 하여금 전립선을 앓게 했다. - 김윤식 (문학평론가)

죽어가는 아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환생의 뜻은 마지막 결구의 깊은 정적 속에 아름답게 조영(照影)된다. 여기서 그의 문장은 거대하고 오래 산 나무에서 돋아난 새싹이다. 그 새싹들은 삶, 삶, 삶, 삶, 노래한다. - 윤후명 (소설가)

병들고 시들어가는 인간의 몸에 대한 이처럼 적나라하고 섬뜩하리만큼 리얼한 묘사는 일찍이 우리 소설에서 볼 수 없었으며, 이 작품을 한국문학사의 커다란 성과로 남을 것이다. - 김성곤 (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

화장(火葬)과 화장(化粧) 사이, 이미지로서의 육체와 실체로서의 육체 사이 - 그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언어의 밀도로 완성한 한국문학사에 길이 기록될 만한 작품이다. - 이어령 (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2003년 겨울에, 또 조금만 쓰기로 작정을 하고 연필과 미숫가루를 챙겨서 일본 교토 서쪽의 깊은 산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맑은 강이 흐르고 대숲이 서걱이는 마을에서 원양을 건너온 겨울 철새들이 날개를 퍼덕거렸습니다. ...그 새들의 자태는 혼자서 세상을 감당하는 자의 엄격함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것들은 기어이 스스로 아름다운 운명을 완성한다는 것을 새를 들여다보면서 알았습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서너 줄을 겨우 쓰던 밤에 이상문학상의 수상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저는 별수 없이 그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마을의 새들처럼 스스로의 운명을 완성하겠습니다. - 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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