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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고요한 은폐의 시간이다.
낮의 떠들썩한 흥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면 사람들은 잠에 빠지고 거리에는 정적이 흐른다.
하지만 ‘황금의 도시’ 고대 로마를 생각한다면, 예외다.
일출부터 열 번째 시간, 즉 늦은 오후까지는 짐이나 승객을 실은 마차의 운행을 금지하라는
카이사르의 명령에 따라, 짐을 실은 마차는 어둠이 깔리는 저녁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로마 시내를 드나드는 수많은 마차들이 울퉁불퉁한 현무암 위를 덜그럭거리며 지나다니는 소리에
수많은 시민들이 불면증에 시달렸다.
넓은 정원이 딸려서 소음을 막아줄 수 있는 고급주택에 사는 상류층이 아닌 이상,
길가에 면한 임대주택 신세의 서민들은 진정 밤시간이 고달팠다.
풍자시인인 유베날리스의 말이니 과장인지는 모르지만 수면부족으로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카를 빌헬름 베버는 가볍고 즐거운 어조로 고대 로마의 ‘밤문화’를 얘기한다. 때로는 담벼락에 쓰인 낙서를 들먹이며 모두가 잠든 밤에 깨어서 삶의 기쁨을 누린 고대 로마인을 보여준다. 현대 도시의 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는 이 책은 고대역사학에 정통한 베버 교수와 함께 한여름밤에 떠나는 고대 로마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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