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역사학자 박태균 교수가 쓴 한미관계사 연구서 『우방과 제국, 한미관계의 두 신화』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그간 이 분야에서는 연구자들의 개별적인 연구를 묶은 편서가 주를 이루었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 연구자가 쓴 본격적인 한미관계사 연구라는 점에서 드문 성취이며 때마침 전작권 환수를 비롯한 여러 사안들로 한미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는 시점에 출간돼 더욱 주목된다. 저자 박태균 교수는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한미관계사’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전쟁』을 펴내 학계와 독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은 바 있다.
* 실증적이면서 역동적인 한미관계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미관계사를 방대한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현재까지 공개된 미국의 대외관계 문서들을 세밀하게 파헤쳐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하나하나 복원해낸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세운 김종필 제거계획 등 그간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들을 발굴해낸 것 역시 큰 성과로 기록될 만하다. 또한 이론을 지양하고 실증적인 사건을 중심으로 씌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라 하겠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한미관계사를 일방통행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그간 진행된 연구는 미국의 정책이 한국에 관철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반해 저자는 미국의 정책에 대응하는 한국정부의 정책을 부각시킴으로써 쌍방향에서 한미관계를 조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한미관계의 역동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동시에 좀더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