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오늘날 박정희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 시각에서 가능한 일이지만 그 성격과 관련하여 이야기하자면, 박정희는 자기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세력을 ‘라이벌(경쟁자)’이라는 개념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에니미(enemy)’로서 배척하려고 했다. 때문에 그에게 있어 반대자 또는 반대세력은 침묵되거나 인혁당 사건처럼 제거되어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었다.
박 정권은 반체제운동에 대해 가차 없는 철퇴로 맞섰다. 국민의 대표라고 하는 국회의원을 포함하여 수많은 반대자들에 대해 고문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유신재판’을 통하여 민주와 민권을 요구하는 재야의 정치인, 종교인, 학생, 지식인들에게 사형, 무기징역, 20년 징역 혹은 15년 징역형 등을 선고했다.
유신체제의 방패는 두말할 것 없이 긴급조치라는 대통령의 특별권한이었다. 초헌법적인 이 대통령 긴급조치 아래서 반체제운동은 극형으로 다스려졌고, 국민들은 반정부적인 언동에 관한 한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다. 모든 언론기관은 사실상 자유보도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이래서 반체제사건은 광화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 외신을 통해서야 아는 시대였다. 그나마 외신도 통신은 국내 전재단계에서 원천적으로 봉쇄되었으며, 신문이나 그 밖의 외국간행물은 시커먼 먹물로 지워지거나 가위로 오려내 걸레가 된 상태에서 배달되기가 일쑤였다.
이렇게 해서 70년대 유신체제하 반체제 민권운동에 관한 일은 거의가 국민들에게는 전달되지 않았다. 따지고 보면 유신체제의 종말은 정부의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불사조처럼 이어진 재야세력들의 반체제 민주화운동이 큰 배경을 이루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발자취는 아직껏 공백지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 기록을 더듬어 살피는 일은 박정희시대 정치의 또 다른 한 단면을 분석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유신체제하 반체제 민권운동은 광범위하고도 다양했다. 그러면서도 이에 관한 당시의 보도기록이 거의 전무한 까닭에 그 족적을 극명히 추적하기란 실로 힘든 일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취재기록과 당시 입수한 자료를 중심으로 70년대 반체제운동의 전모를 밝히려고 노력했다. 특히 당시 발표되었으나 보도되지 못했던 재야 각 세력의 성명, 선언 등 1차적 자료를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이 책에 수록된 제1부는 70년대 개막으로부터 유신선포를 거쳐 1974년 4월 3일 대통령 긴급조치 제4호가 발동될 때까지의 반체제 민권운동을 긴급조치 공포의 순서에 따라 기술한 것이다. 제2부는 70년대 중반의 일을 재야 각 반체제세력별로 살펴보았다. 기간은 대체로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에 의한 대통령저격사건으로부터 1975년 4월 8일 대통령 긴급조치 제7호 선포 때까지이다. 제3부는 1978년 말까지 대통령 긴급조치 제9호 하의 반체제 민권운동을 주요 사건별로 다루었다.
이상우 지음/신국판 고급양장/484쪽/정가 38,000원
|
|
|
이 상품에 대한 총 0 개의 이용후기가 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