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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 작가정신과 날카로운 지적 성찰, 불구화된 세계에 대한 카메라처럼 냉철한 관찰, '소설가 소설'이라는 용어를 회자시킬 정도로 독특한 화법 등 새롭게 자신의 소설세계를 구축해온 구효서. 표제작「도라지꽃 누님」외 10편의 중·단편을 한데 묶은 이번 네번째 창작집에서 구효서는 이전과는 또다른 소설세계를 보여주고 있다.실험적 작가정신과 날카로운 지적 성찰, 불구화된 세계에 대한 카메라처럼 냉철한 관찰, '소설가 소설'이라는 용어를 회자시킬 정도로 독특한 화법 등 새롭게 자신의 소설세계를 구축해온 구효서. 표제작「도라지꽃 누님」외 10편의 중·단편을 한데 묶은 이번 네번째 창작집에서 구효서는 이전과는 또다른 소설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완성되지 못할 사랑의 꽃다발을 숙명처럼 집어들며 아파하는 남자(「나그네의 꽃다발」), 북쪽에 있을 어머니, 누이와의 해후를 위해 옛집터를 지킬 나무와 아이를 미친듯이 구하러 다니는 남자(「나무 남자의 아내」), 반신불수의 아내를 위해 10년간 생리대를 사며 아이를 기다리는 벙어리와 그에게서 허물기 위해 쌓아올리는 나무조각 탑 세우는
법을 배우는 친구(「포천에는 시지프스가 산다」), 회색의 도시를 하얗게 밝히기 위해 끊임없이 방울비닐을 터뜨리는 노파(「검은 물 갇힌 강」), 이들 모두는 시지프스와 같은 존재들이다. 그들은 불임, 불구, 늙음, 소외, 상처 등 온갖 장애를 갖고도 시지프스가 끊임없이 바위를 산 위로 밀어올리듯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을 계속해 나간다.
작가는 그들의 불구적 현실을 카메라의 눈으로 냉철하게 관찰하는 이전의 방식에서 벗어나, 그들에게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그들 내부에 숨쉬고 있는 무모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랑에 빠진 로맨티스트가 된다. 그리고 그의 따듯한 시선 속에 끝내 이루어지지 못할 그들의 사랑은 보라빛 도라지꽃으로 하나 가득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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