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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이라고? 날마다 텔레비전에서 나오고 광고에서 써먹는 그것? 어느 단어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그것? 사랑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고, 그래서 그 파편으로 얼마나 깊게 베일지 알고 나면 그래도 그것을 소리 높여 부를 수 있을까? 사랑이란 이름 아래 숨겨진 집착, 소유욕, 질투, 살의를 알고 나도, 그래도 사랑을 입에 올릴 수 있을까? 신형은 가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런 독설을 지껄이고 싶었다. “신형 씨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아니, 믿고 싶어졌어. 그녀라면…… 그래, 이 여자라면 믿고 싶어졌어. 그냥 그랬어. 머리로 분석하기 전에 가슴에서 믿으라고 하더라. 그렇게 시키더라.” “어떤 믿음? 너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믿음? 내내 성실할 것이라는 믿음?” “아니, 그런 건 이제 더 이상 믿지 않아. 그런 건 믿는다고 믿어지는 게 아니란 걸 알잖아? 상대방이 하는 행동에 내가 어떻게 책임을 질 수가 있겠어? 내가 말하는 믿음은 이제는 상처를 받더라도 나 혼자만 받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야. 같이 피를 흘릴 거라는 믿음이지. 그녀는 아픔이 뭔지 알고 있는 것 같아. 사랑이란 말을 입에 담지 않지.” 누구에게나 사랑의 그림자는 길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사랑에는 각자의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그림자가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본체가 없다면 그림자는 결코 혼자서 독립적으로 생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빛과 그림자를 모두 가지고 있는 우리의 얼굴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 앞에 어떤 이름도 새로 붙일 수 없었다.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어도, 다시 일어나 사랑을 찾는 것은 우리 인간의 숙명이고 운명이다. 그리하여 그 그림자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행복한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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