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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 신인상 수상작. 일본 서점 직원들이 선정하는 제2회 서점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1회 수상작은 국내에도 소개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박사가 사랑한 수식>.
10대의 마지막을 보내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밤을 새워 80킬로미터를 걷는 고교생활 마지막 이벤트 '야간보행제'가 작품의 배경. 일상과 비일상, 어른과 아이의 경계를 조심스레 외줄타기 하는 스물네 시간. 각자 깊이 묻어둔 마음의 비밀들이 스며나온다. 어린 날의 떨림과 반짝거림, 가볍게 들떠 있다가도 곧 무겁게 가라앉곤 하는 10대 시절의 공기를 예리하게 그려냈다.
남녀공학인 북고(北高)에서는 연례행사로 '보행제(步行祭)'가 열린다. 아침 8시부터 걷기 시작하여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학교에서 출발, 학교로 돌아오는 행사이다. 친한 친구와 짝을 이루어 잡담을 나누며 하루를 꼬박 걷는다. 고등학교 3학년 다카코는 가슴속에 비밀스런 내기 하나를 품고 보행제에 참가한다.
"모두 줄지어 함께 걷는다. 단지 그것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특별한 느낌인 걸까." 주변의 모든 사물, 내밀한 마음의 움직임이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밤의 시간, 예민한 감성의 아이들은 세상과 자신을 열린 눈으로 마주한다. 그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모든 것의 끝이 언제나 시작과 닿아 있음을, 지금은 지금이라고-지금을 미래를 위해서만 쓸 수는 없다는 걸 깨닫는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사소한 배려와 이해 속에 깊어가는 우정, 10대 시절의 복잡다단한 감정의 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멋진 작품이다.
-책 속에서-
다카코는 반짝거리는 수면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걷는 것은 좋아했다. 이런 식으로 차가 없고 경치가 멋진 곳을 한가로이 걷는 것은 기분 좋다. 머릿속이 텅 비어지고, 여러 가지 기억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붙들어두지 않고 방치하고 있었더니 마음이 해방되어 끝없이 확산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천 명이 넘는 대인원이 이동하면서 이렇게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일상생활은 의외로 세세한 스케줄로 구분되어 있어 잡념이 끼어들지 않도록 되어 있다. 벨이 울리고 이동한다. 버스를 타고 내린다. 이를 닦는다. 식사를 한다. 어느 것이나 익숙해져 버리면 깊이 생각할 것 없이 반사적으로 할 수 있다.
오히려 장시간 연속하여 사고를 계속할 기회를 의식적으로 배제하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의 생활에 읨누을 느끼게 되며, 일단 의문을 느끼면 사람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을 촘촘히 구분하여 다양한 의식을 채워 넣는 것이다. 그러면 쓸데없는 사고가 들어갈 여지가 없어진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보행제는 얻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만 하루, 적어도 선잠을 잘 때까지는, 계속 걷는 한 사고가 한 줄기 강이 되어 자신의 속을 거침없이 흘러간다. 여행을 떠날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지만, 만약 이것이 수학여행이었다면, 역시 평소 생활 이상으로 빡빡하게 스케줄이 짜여 있어 그 자리마다 의식의 전환을 강요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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