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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용빈은 이듬해 봄에 마침 소학교를 졸업한 용혜를 데리고 가서 그가 봉직한 학교에 입학을 시켰다. 집에는 용옥이 혼자 남게 되었다. 남해환이 실종된 후, 작년 가을부터 종이섬과 한산섬의 어장을 재정비한 김약국은 기두를 다시 책임자로 앉혔다. 그러나 겨울, 봄에 이르기까지 어장 형텬은 참담한 것었다. 조류가 바뀌었는지 일찍이 없었던 흉어였다. 젓꾼들은 고사를 지내라고 떠들었다. 물귀신이 붙었다는 것이다.
작년 가을에 김약국 집에서는 남해환의 조난자를 위하여 용화사에서 크게 위령제를 올렸다. 시체를 찾지 못하였으나 남해환이 침몰된 것만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올해 같은 해는 없었소. 내가 이십 년 동안이나 이 짓을 해먹었지만 온 바닷물이 말라도 이 지경은 아닐거요.' 염서방이 답답하다는 듯 말하였다. 그들 역시 고기가 잡려야 신이 나고 어장막이 풍성해지는 때문이다.
젖꾼들이 떠들지 않더라고 기두 자신이 무슨 대책이 없이는 안되겠다고 생각하였다. 고사를 지낸다고 잡히지 않는 고기가 잡히리라 생각지는 않았으나, 궁한 나머지 그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두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한다면 이 어장에서 손을 떼고 싶은 것이다. 예감에 지나지 않는 일이나 그는 김약국이 망하리라는 불길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어는 날 기두는 섬에서 통영으로 올라갔다. 김약국 집에 들어섰을 때 명주에 물감을 들이고 있언 용옥이 놀라며 일어섰다. 두 사람의 눈이 부딪쳤다. 용옥의 얼굴은 긴장되었다. 기두는 무슨 말을 하려고 입을 우물거렸으나 그냥 돌아서서 사랑으로 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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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년아! 그 간부놈을 어디서 알았느냐!'
방문을 걷어찬 봉룡은 노한 짐승처럼 머리를 곤두세우고 포효한다. 숙정이 얼굴을 번쩍 쳐들었다. 다듬은 옥같이 반반한 이마 위에 쏟아지는 봉룡의 붉은 시선, 어쩌면 그건 쾌감을 맛보는 그런 것이기도 하다.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얼굴 한번 붉히지 않고 숙정은 냉랭하게 책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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