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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대표적 작가 신경숙의 세 번째 창작집이다. 그의 출세작 「풍금이 있던 자리」 이후 3년여 만이다. 수록되어 있는 8편의 중/단편들은, 빗대면 흙벽 위에 어떤 새의 날개가 검은빛을 머금고, 느리게 지나가는 듯하다. 흙에 손바닥을 대면, ''댄 자리가 푹 파일 지경으로'' 빈 흙집 담에 지나가는 새의 유영(遊泳). 그 새는 고향의 따뜻한 기억과 도시생활 속의 상처를 양극단으로 한 활 같다. 그 활이 팽팽하게 당겨졌을 때, 여린 것들, 미미한 것들의 떨림이 섬세한 파장을 만든다. 그리고 어느 순간 화살은 날아온다. 하지만 그것이 날아와 가슴에 닿는 순간, 아프지 않고 위무받는 듯하다. 화살이 박힌 순간, 화살은 어느새 어떤 느리고 슬픈, 목이 긴 새의 부리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창작집이 신경숙의 이전 소설과 구별되는 것은, 자신의 상처로써 타인을 감싸안기 위한 따뜻한 위로에 있다. 그는 이 소설집의 대표적인 모티브인 '빈집'을 통해 가족애와 가족에 대한 따뜻한 기억이 간직된 농촌공동체의 해체를 비애스러워하면서도, 그 존재를 보듬어 사랑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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