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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출판사 : 창비
출판년도 : 2002.11.30
지은이 : 김현구
ISBN : 8936482254
책 쪽수 : 23 page
정가 : 9,000 원
 


저자 김현구(金鉉球) 교수는 이 대목에서 한일합방의 역사적 근거로 동원된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을 언급하며, 객관적 판단의 절실함을 강조한다. 한국과 일본은 한 조상에서 갈라진 형제이므로 강제합방이 아니라는 일본의 주장이나 천황가에 백제의 피가 섞였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나 모두 같은 범주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백제와 일본이 어떤 틀 속에서, 무엇을 위해,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역사적 사실을 애써 무시하는 일본의 '습관적인 침묵'과, 양은냄비 같은 우리의 '과장된 반응'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 것이다.
김교수는 이 책에서 1500년 전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를 풍부한 문헌과 당시의 정세를 바탕으로 재조명한다. 특히 일본고대사와 한일관계사를 전공한 학자답게 우리의 사료는 물론 일본과 중국의 사료까지 꼼꼼하게 검토한 후 논지를 전개한다. 물론 논지 전개의 필요조건은 사료의 적합성과 역사적 개연성이다. 한국과 일본의 사료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는 일본의 사료가 조작되었다는 '편리한 언급'으로만 치닫지 않는다. 그보다는 사료의 비교·분석을 통해 객관적이고 타당성 높은 결론을 도출한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는 역사소설 한 편을 읽었을 때와 같은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 당시의 정황을 재조직한 후, 타당성을 근거로 역사적 판단을 내리는 서술방식 때문이다.
예컨대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에 대해서도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는 유의 비판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근거라 내놓은 {일본서기(日本書紀)}의 대목대목을 그들의 사료를 가지고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마치 스에마쯔 야스까즈(末松保和)가 정리한 임나일본부설을 도리어 {일본서기}의내용으로 반박한 김석형(金錫亨, 북한의 저명한 역사학자)의 '삼한 삼국의 일본열도 내 분국론'처럼 말이다(본문 1부 3장 참고).
이런 시각은 백제 왕실과 일본 황실이 어떤 관계를 맺었고, 한반도 사람들은 왜 일본으로 건너갔는지, 건너가서 무엇을 하였고 또 무엇을 남겼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데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이른바 '민족감정'에서 상대적으로 벗어난 위치(한국인 일본사 연구자)에 서 있다. 또 그는 한일관계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에서부터 역사인식의 왜곡 문제를 풀자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그의 글은 우리의 단선적인 민족감정에 호소하지 않으면서도, 일본의 왜곡된주장을 설득력있게 비판한다. 또 그의 객관적인 시각과 맛깔스런 문체, 흥미로운 구성은 1500년 전 한반도와 일본을 둘러싸고 펼쳐진 국제질서의 양상을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한번 잡으면 단숨에 읽을 수 있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독서 후의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은 그가 우리의 역사인식을 향해 던지는 문제들이 적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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