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 김영래(37) 씨의 제5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숲의 왕>(문학동네)이 출간됐다. 환경과 인간의 길항관계를 신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묘파한 장편소설이다. '숲의 형제단' 구성원들이 파괴의 손길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숲속에 '에피쿠로스의 정원'을 만들어 그 안에서 숲을 지켜내려는 안간힘을 다루면서 인간의 욕망과 자본에 의해 파괴돼가는 우리의 진정한 삶터에 대한 심각한 반성을 이끌어낸다.
<숲의 왕>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의 첫장에서 가져온 제목으로 '죽음을 통한 재생'의 화두를 부여잡은 작가의 작의를 엿보게 한다. 결국 '숲의 형제단'이 거주하던 숲은 큰 불로 인해 잿더미로 변하고 희망은 사라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작가는 폐허가 된 숲 한켠에서 불길을 이겨낸 도토리 한 알이 연두빛 새싹을 밀어올리는 장면을 묘사하면서 결코 죽음이 죽음 그 자체로 영원한 끝이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심사를 맡았던 평론가 김화영씨는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근래의 소설들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한 강한 주제의식'이라고 지적하며 '상상력과 묘사력, 분석력의 뛰어난 직관적 통합에 힘입어 그 주제의식은 더욱 빛을 발한다'고 평했다.
1997년 '동서문학' 신인상에 시가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영래씨는 93년부터 7년 동안 자료수집과 현장답사를 병행하면서 이 작품에 매달렸고,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며 경기도 지역 환경운동연합의 '창립선언문'을 직접 집필하기도 했다. 부산 태생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학력이 전부인 그는 '작가란 남들이 가지 않는 먼 곳까지 가서 싱싱한 나뭇잎이나 씨앗, 또는 낯선 돌 하나를 물고 오는 새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