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이후 정전협정이 맺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접경지역에서는 언제나 긴장이 심했고 전쟁의 재발 가능성이 항상 있어왔다. 이 때문에 양측은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생활해왔고, 그중 남한만이 최근에야 거기에서 벗어났을 뿐이다. 1960년대 북한은 경제적으로 남한보다 앞서나가는 듯하였으나, 그러한 우위는 곧 끝났고 현재는 매우 큰 곤경에 처해 있다. 한편 남한 경제는 초기에는 열악하였지만,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매우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1990년대 후반의 충격이 닥칠 때까지는 말이다. 그리고, 불확실성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군사적 긴장과 경제적 부침을 겪으면서, 한국민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운동이 세차게 터져나왔으며, 적어도 남쪽에서는 제도적인 형태까지 갖추게 되었다. 그런 식으로 한국에서는 청치투쟁의 시대가 계속되어왔다. 물론 한국 내의 투쟁은 전세계적인 투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나는 그 점을 이 책에서 개괄하고자 했다. 한국은 이러한 세계투쟁이 치열한 지점 가운데 하나이며, 따라서 이 책에서 내가 정의한 대로 [유토피스틱스]가 번창하리라 기대할 수 있는 곳이다.
지은이 소개
이매뉴얼 월러스틴
빙엄튼 뉴욕주립대학의 페르낭 브로델 쎈터 소장이며, 동대학 사회학과 교수이다. 세계체제에 대한 선구적인 이론작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주요 저서로「근대 세계체제」(The Modern World-System),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역사적 자본주의/자본주의 문명」「사회과학으로부터의 탈피」「반체제운동」(공저),「사회과학의 개방」(공저),「자유주의 이후」「이행의 시대」(공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