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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이야기는 유신시대에서 80년대 초 신군부의 권력 장악에 이르는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나’(심우영)는 어미의 뱃속에서부터 이 세상이 추악한 곳이라는 것을 알아버린 아이다. 도둑놈이었던 아비는 축대에서 떨어져 죽고 어미는 술주정뱅이로 전락해 ‘나’를 고아원에 맡긴다. 세상의 모든 비리를 간직한 것처럼 보이던 고아원을 견디지 못하고 ‘나’는 그곳에서 뛰쳐나온다. ‘나’는 이태원의 미군 나이트클럽에 취직하게 되고 그곳에서 훨씬 더 추악한 세상의 모습을 접하면서 밀매와 간음, 대마초와 집단혼음에 빠져든다.
그러던 중 고아원 시절 애인이었던 영순이 나이트클럽의 보스격인 권상무의 정부이자 스트립 걸로 변신해 나타난다. ‘나’는 권상무를 살해하고 영순과 함께 더욱 깊은 범죄와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그러나 이렇듯 숨가쁘게 진행되는 ‘나’의 타락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버릴 수 없는 구원의 존재가 있다. 그녀는 바로 ‘밥어미’(작은년)로 ‘나’에게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나서서 ‘나’를 보호해준다. ‘작은년’은 스스로를 열고야(列姑射)라는 나라에서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파견된 간첩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지구 반대편에까지 우물을 파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나’는 그러한 작은년의 말을 믿지 못하지만 그녀와 사랑에 빠지고, 결국 그녀의 언행에 깊이 감명을 받으면서 나를 대신해 죽어간 그녀의 뜻을 이어받아 영순과 함께 고아원에 들어가 지구 반대편에 이를 우물을 파며 살아간다.
지은이 소개
최인석
소설가, 희곡작가. 1953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1980년 희곡 <벽과 창>으로 한국문학사 제정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후 희곡 <그 찬란하던 여름을 위하여>로 대한민국 문학상을, 또 1985년 영희연극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칠수와 만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1986년 『소설문학』장편소설 공모에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소설집 『내 영혼의 우물』로 제3회 대산문학상, 제18회 박영준 문학상을 수상했다.
창작집으로 『인형만들기』『내 영혼의 우물』『혼돈을 향하여 한걸음』『나를 사랑한 폐인』『구렁이들의 집』등 다수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잠과 늪』『새떼』『내 마음에는 악어가 산다』『안에서 바깥에서』 연작장편 『아름다운 나의 귀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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