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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006년 6월 5일 막을 연 한미FTA 협상을 총체적으로 비판한다. '스크린쿼터 영화인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과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장'으로 한미FTA에 가장 비판적인 입장으로 공방의 핵심에 있어 온 지은이가 그간의 활동과 주장을 체계적으로 집약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스크린쿼터, 쇠고기 수입, 약값 인하,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등 협상 이전부터 큰 논란이 되어온 4대 현안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 제조업, 서비스업, 투자, 지적재산권, 농업 등의 분야에서 FTA가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그리고 미국의 협상전략을 중심으로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을 살펴본 뒤, 현 FTA 협상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통상절차법'을 제시한다.
한미FTA를 지지하거나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입장에 대해 지은이는 한미FTA는 '자유무역협정'이 아닌 '경제통합협정'이라는 분석으로 반박한다. 따라서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과 양극화문제 해결을 동시에 노리는 정부의 주장은 비현실적이며, 결과적으로 한미FTA는 신자유주의에 의한 한국의 또다른 식민화를 초래할 것임을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는 경우, 결렬되는 경우, 지연되는 경우로 나누어 협상의 결과를 여러 시나리오를 통해 예상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협상 타결에 따른 커다란 사회적 저항과 갈등이 있을 것임을 지적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미FTA는 또다른 식민주의다
한미FTA는 공공영역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 시장에서의 약자보호는 국가의 기본에 속한다. 그럼에도 한국 국가는 농업을 보호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중소기업도 경쟁의 논리로 내몰린다. 이미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잠식할 수준인 양극화는 단지 사후처리 수준에 맴돌고 있을 뿐이다.
한미FTA의 공공성에 대한 공격은 특히 에너지, 교육, 의료, 문화 등에 집중되어 있다. 금융은 공공성을 운운하기조차 힘든 수준으로 외자 지배하에 넘어가 있고, 투자와 지적재산권은 미국형 FTA가 각별히 공을 들이는 부분이지만 한국에서는 제대로 공론화조차 힘겨운 실정이다. ‘카지노 자본주의’라는 말조차 한국에서는 낡은 개념이 되어 버렸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결국 국가 주권적 정책공간의 위축과 잠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신)식민주의는 자기 완결적인, 신성불가침의 국경으로 무장한 전통적 민족국가간의 관계에서 나온 개념이다. 오늘날처럼 초국적 자본이 주동하는 글로벌 경제에서 그 양상은 매우 다르게 전개된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수출경제를 사실상 주도하는 초국적 기업과 미국계 초국적 기업은 일종의 ‘이항대립(二項對立)적binary opposition’의 관계에 놓인다. 다시 말해 한편으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대립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신자유주의에 동일한 이해를 갖는 그러한 관계말이다.
특히 후자와 관련해 중요한 것이 구조조정이다. 글로벌 경쟁격화는 자본의 수익성을 위협하기 마련이고 따라서 좀 더 나은 투자처, 좀 더 값싼 생산기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이들의 본성이다. 그 과정에서 국가의 모든 규제장치는 한갓 비관세 장벽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이다. 이런 점에 착목해 볼 때, 이 새로운 식민주의는 우리에겐 여전히 낯선, ‘초국적 식민주의’라 부를 만하다. - 본문 242~245쪽에서
이해영 -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과 부교수. 부산 혜광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학교 지역종합연구소 특별연구원을 지냈고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에서 강의하였다.
'역시비평' 편집의원,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정책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 국제정치경제포럼 운영위원장, '진보평론' 펴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 위에 '정부'가 있고, 그 위에 '재벌'이 있고, 또 그 위에 '삼성'이 있다. FTA와 관련해 이 공식은 여전히 타당하다. 흔히들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삼성이 불러주는 것을 받아쓰기한 것이라고 말한다.
각종의 토론회를 통해, 혹은 기타 경로를 통해 정부측 주장을 듣노라면 정부가 특정한 하나의 이데올로기, 곧 신자유주의에 과도하게 경도되어 잇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미 정부가 다양한 이해관계의 조절자가 아니라, 그 자신 하나의 당파를 이루어 최종적으로는 국민경제가 아니라, 재벌경제와 초국적 기업이익의 전도사로 전락해 버렸다는 말이다. 그럴 경우 그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정부도 참여 정부도 아닌 단지 재벌의 정부, 재벌만 참여한 정부, 초국적 기업을 위한 존재하는 정부에 다름없다.
심지어 한미 FTA 추진과정에서 그 준비 없음과 졸속성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더 심각한 것은 대국민 사기극조차 서슴지 않을 정도의 모럴 해저드다. 스크린쿼터, 쇠고기 수입재개, 약값 인하 중단, 배기가스 배출기준 완화 등 이른바 4대 현안과 관련하여 심지어 청와대까지 나서서 이것이 한미FTA와 무관하다는 식의 허황된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 정부 역시 말로는 '국내 협상' 운운하지만, 실상 그 속내는 어차피 반대할 쪽은 뭐라 해도 반대할 것이니, 그냥 무시하고 가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이 보인다. - 이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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