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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만에 펴낸 시집<어느날 꿈에>는 도저한 걸망으로 가득 차 있다. 감히 꿈꾸기 힘들 이 절망에는 건강한 사회, 개인적 사랑, 순결한 영혼 같은 긍정적 가치들에 대한 시인의 혐오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시인은 비루한 실존 이외에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이 시집에는 희망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젊은 시절 시인의 언어를 장식했던 탐미적 언어와 낭만적 정렬에서는 멀어져 있다. 오히려 시인은 '탐미적'이라 불릴 수 있는 모든 형식적 치장들을 거부하면서 오직 이 세계의 절망적 상황과 개인적 위선을 드러내는 데 열중한다.
절망이 깊을수록 희망이 커진다는 위안은 없다.
최민은 젊은 시절의 낭만주의에서 많이 물러섰지만 그만의 독특한 서정적 기법과 비판적 의식으로 누구도 따오지 못할 부정의 세계를 만들어 냈다. 황지우 시인이 말한 대로, 이 시집 전체에 팽팽한 그 "청년성"이야말로 우리의 낡고 습관적인 의식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지은이 소개
최민
1944년 함흥 출생으로, 서울대 문리대 고고인류학과와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파리 제1대학 조형예술학부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서로는 리샤르의 <미술비평의 역사>,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로울랜드 <동서미술론> 등이 있다.
1969년 <창작과 비평>여름호에 '나는 모른다'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상실>이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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