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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사랑의 문화사 (빅토리아 시대부터 현대까지)

사랑의 문화사 (빅토리아 시대부터 현대까지)
출판사 : 말글빛냄
출판년도 : 2006.05.25
지은이 : 스티븐 컨
ISBN : 8992114028
책 쪽수 : 768 page
정가 : 30,000 원
 


저자는 이 책에서 <제인 에어>(1847)에서 1930년대 중반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 이르는 엄청난 변화의 시기를 배경으로 사랑의 역사를 추적한다. 그는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 마주치는 사랑의 기본 요소를 주제로 다루었다. 기다림, 청혼, 질투, 결혼식, 종말과 같은 특정한 상황과 더불어 육화와 욕망, 언어, 성, 권력 등이 어떻게 표현되고 변화되었는 지를 보여준다. 브론테 자매와 조지 엘리엇, 빅토르 위고 등의 위대한 19세기 소설과 버지니아 울프, D. H. 로렌스, 제임스 조이스의 현대의 걸작 등이 쿠르베와 쉴레, 피카소, 샤갈, 마그리트, 피카비아 등의 그림과 더불어 두 시대의 대조적인 사랑법에 대한 통찰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쓰였다.

기다림을 시작으로 만남, 사랑의 언어, 입맞춤, 질투, 결혼식을 거쳐 종말에 이르기까지 사랑이 겪는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만나고, 사랑으로 인해 어떻게 파국을 맞는가를 진지하게 들려준다.
■사랑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가?

많은 역사가들은 이제까지 사랑을 합리적인 행동에서의 일탈이나 중요한 사건 진행을 가로 막는 방해물 정도로 여겨왔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왕위를 포기하는 왕에서 보듯 사랑은 우리에게 역사와 작별하도록 만든다. 그래서 버지니아 울프는 사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비평가들을 비평한다. “어떤 책은 전쟁을 다루기 때문에 중요하고, 어떤 책은 응접실의 여성의 감정을 다루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고 비평가들은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컨 역시 울프와 같은 맥락의 이의를 제기한다. 역사학자들이나 비평가들은 인간의 감성보다는 이성을, 내밀하고 사적인 사건보다는 거창하고 공적인 사건을 편애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저자는 인생의 가장 심오한 신비이자 인간의 가장 강렬한 감정이자 우리의 영원한 숙제인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했다.
책의 부제는 ‘빅토리아 시대부터 현대까지’이지만 정확히 1847년부터 1934년까지(87년간)의 시기로 한정돼 있다. 1900년까지를 ‘빅토리아 시대’, 그 이후는 ‘현대’이다. 특정연도가 언급된 이유는 저자가 참고로 삼은 문학작품의 출간연도를 기점으로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문학작품 가운데 특히 소설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데 시나 희곡보다는 소설이 당대의 사회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인 에어>는 1830년대와 1840년대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이야기이지만, 그 소설에는 기숙학교나 장자상속권, 청혼, 지참금, 우편제도, 안개로 생긴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 등 당대의 풍속과 사람들의 생각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시기에 출간된 많은 문학작품과 미술작품(조각 포함), 일부의 철학서를 분석하여 사랑에 대한 18가지 주제를 추출하고, 이 주제들이 각각의 작품에 어떻게 표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랑에 대한 의식이 어떤 변천을 거쳐 왔는지를 분석했다.


■소설과 미술, 철학 속의 사랑

이 책의 주제는 모두 18가지이다. 사랑의 출발인 ‘기다림’에서 시작해 ‘종말’에서 끝난다. 기다림, 만남(meeting), 조우(encourter), 육화(肉化), 욕망, 언어, 폭로, 입맞춤, 젠더(gender), 힘(권력), 타인들, 질투, 자아성, 청혼, 결혼식, 섹스, 결혼생활, 종말.
저자가 분석한 소설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음). 대표적으로 <폭풍의 언덕>(1847), <제인 에어>(1847), <주홍글자>(1850), <레 미제라블>(1862), <아들과 연인>(1913), <티보가의 사람들>(1922) 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또한 많은 미술작품을 주제에 맞춰 분석을 했다(부록 참조). 구스타브 클림트의 『사랑』(1895), 에드바르트 뭉크의 『눈맞춤』(1894), 바실리 칸딘스키의 『둘 사이』(1934), 달리의 『성적 매력의 공포』(1932) 등 모두 57편의 그림과 조각 작품을 사랑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분석했다. 저자는 문학작품과 그림을 꼼꼼히 분석함으로써 사랑의 문화가 어떻게 시대에 따라 변했는지를 들려주는 것이다.
사랑의 문화를 분석함에 있어서 저자는 하이데거의 철학을 논지의 길잡이로 삼고 있다. 하이데거가 ‘본래적-비본래적’ 구분에 따라 현존재의 실존을 해석했듯이 저자는 이 구분에 따라 사랑의 요소들을 해석했다. 사랑의 역사란 역사와 함께 막연히 변해온 것이 아니고 더욱더 본래성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변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노력과는 하등 상관없이 역사는 변하지만 변화한 상황에 힘입어 현대의 연인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연인들보다 쉽게 사회적 상황에 결연히 맞서고 자신의 사랑이 지니는 의미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즉, 남녀의 성별 역할이 중시되었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랑이 현대로 접어들면서는 사랑에 빠진 존재 의미에 보다 심오한 사상을 반영하게 되어 비로소 진정성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기다림

빅토리아 시대에는 사랑에 대한 기다림의 종국적인 목표는 결혼이었다. 물론 여성들에게는 수동적인 기다림이었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1861)에서는 한정 없는 기다림에 대한 풍자를 엿볼 수 있다. 미술작품에서도 기다림은 구체화된다. 에이브러험 솔로몬의 『불확실한 운명』(1856)이 대표적이다. 물론 현대의 남자들도 기다리기는 마찬가지다. 조이스의 <율리시즈>(1922)에서 거티 맥도웰은 “늘 누군가 말을 걸기를 기다리고 기다린다.”
미래의 사랑에 대한 생각은 남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절정의 순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여기에도 변화는 있다. 사랑에 대한 기대를 강화하는 대신 사랑의 의미와 가능성을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기 때문이다.

◆만남

문학작품의 만남의 역사에서 우리는 네 가지 발전을 엿볼 수 있다. 연인들은 만날 수 있는 장소가 훨씬 다양해졌고 이러한 장소가 새로운 의미를 얻었으며 다른 사람이 개입하는 경우가 줄어들었고, 만남의 순간은 점차 절정의 성격을 잃게 되었다. 하디의 <광란의 무리를 떠나서> (1874)에서 가브리엘이 밧세바를 만난 장소는 여자의 집 근처였다. 그러나 뒤 가르의 <티보가의 사람들>(1922)의 여주인공 라셸 고에페르는 아프리카를 두루 여행한, 사랑에 냉담한 여성이다. 이처럼 만남의 장소가 넓어지면서 첫 만남의 역사는 극적으로 변해왔음을 보여준다.

◆조우

하이데거 철학에서 조우(遭遇)는 인간의 관계성을 기초짓는 실존 양태이다. 두 남녀가 실제적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보다 앞서 이루어지는 사건이다. 하디의 <무명의 주드>(1895)에서 주드는 시골길을 걷다가 우연히 아라벨라가 던진 돼지의 생식기에 귀를 맞으면서 그녀와 조우한다. 20세기에 들어서면 여자의 일터에서 조우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연애하는 여인들> (1920)에서 어슐라는 그녀의 학교에서 장학관인 루퍼트와 조우한다. 이러한 조우는 1차대전을 거치면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상황도 급변한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1929)에서는 병사와 간호사가 조우하고,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1925)에서도 다양한 조우가 나타난다.

◆육화

1920년 니체가 철학자들에게 몸의 지혜에 귀 기울이라고 처음 요구한 지 35년 후에 마르셀은 “나 자신과 내 몸의 관계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빅토리아인은 정신과 몸을 다른 종류로 여겼고 대부분 몸을 더 열등한 것으로 간주했다. 플로베르는 <감정교육>(1869)에서 몸에 대해 투박하게 묘사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 몸은 사랑의 단계로 뛰어오른다. 로렌스의 <아들과 연인>(1913)에서는 몸에 대한 표현이 아름다움으로 변한다.
또한 드가의 『머리빗는 여인』(1879) 등 많은 미술작품을 통해서도 육화의 변천 과정이 세세하게 분석되고 있다.

◆욕망

1900년 이후로 그림과 문학에서 욕망의 역사는 해부학적 구조와 신체 작용을 더 솔직하게 묘사하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빅토르 위고는 소설에서 욕망을 자제하는 연인들을 보여주었지만 조이스의 연인들은 부끄러움 없이 욕망의 정수를 응시한다. 하디의 <테스>(1891)는 에인절의 성적 욕망을 관습적인 완곡어법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현대의 소설은 욕망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댈러웨이 부인>(1925)에서는 여성 동성애에 대한 대담한 묘사가 등장한다.
19세기에 여자들은 남자의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 때로는 초자연적인 힘을 사용했지만 20세기의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욕망을 추구한 것이다.
◆언어

특정한 순간이 오면 연인들은 말하기 시작한다. 19세기의 여성들은 의례적인 대화형식을 잘 지켰다. 적절한 순서를 지켰고 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또 글을 쓸 줄 모르는 여자도 많았다. 하디의 단편 <서부 우회로에서>에는 글을 모르는 가정부 안나가 등장한다. 언어의 표현에 따른 오해가 어떻게 사랑을 왜곡시키는 지를 잘 보여준다.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1927)에는 사랑을 표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묘사했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어떻게 말이 행동이 되고, 행동이 말이 되는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폭로

사랑에 대한 솔직한 토로와 새빨간 거짓말, 자기기만과 폭로는 굽이치는 사랑의 바다에서 진술을 다루어가는 일종의 항해술이다. 연인을 처음 만나는 순간에는 모든 것이 은폐되어 있다. 사랑의 대화는 애인의 비밀에 대한 탐구이다. 여기에는 애인의 과거, 폭로의 방식, 폭로에 부여한 가치, 자기 폭로가 있다.
19세기 소설에서는 과거가 있는 여자는 모두 파멸되었다. 테스가 대표적이다. 그 시절의 남자들은 여자의 성적 과거는 성병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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