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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줄 꽂아놓고 홀연히 잠에 든 제
시문견폐성(柴門犬吠聲)에 반가운 벗 오는고야
아희야 점심도 하려니와 탁주 먼저 내어라
조선 후기 김창업의 작품이다.
화자는 거문고 줄을 잘 골라놓고 튕겨도 보고, 솔바람 소리에 맞춰 새로 얻은 곡조를 타보기도 한다. 하지만 들어줄 사람이 없어 결국 거문고를 벽 한구석에 세워놓고 홀연히 잠에 들었다. 그때 사립문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연주를 들어줄 손님이 찾아온 것이다. 너무 반가워, “점심상 올릴까요?” 하고 묻기도 전에 “술상 내오너라. 점심은 조금 있다가 먹자” 하고 부엌을 향해 소리친다. 찾는 이 없는 소박한 집의 낮은 적막하고 길다. 마치 보통 사람들의 삶처럼. 그 집은 손님이 찾아오면서 아연 활기를 띤다. 마찬가지로 우리네 삶은 한 사람의 지기(知己)를 얻는 순간 생동감으로 넘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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