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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인샬라』로 독자들을 열사의 사막으로 데려갔던 권현숙이 이번에 낯선 루마니아로 우릴 안내한다. 『인샬라』의 배경이 작렬하는 태양광과 선명한 노란색 모래라면, 이 책의 배경은 푸른색이 옅게 밴 동유럽의 햇살과 탱고다. 이처럼 전세계를 오가는, 또 우리의 관심 밖에 있던 세계를 소설 안으로 끌어온 소설가는 우리 나라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두 권의 소설로 벌써 '권현숙표' 소설의 가능성이 보인다.
이 소설은 실화에 바탕했다고 한다. 배경은 바뀌었지만, 권현숙의 관심사는 변하지 않았다. 그건 '사랑'이다. 『인샬라』에서 보여준 남쪽과 북쪽 남녀의 사랑만큼이나 루마니아의 연인들 역시 쉽지 않은 사랑에 빠진다. 한국전쟁 후 3천여 명의 북한 전쟁고아들이 사회주의 형제국 루마니아에 맡겨진다.
김명준은 그 고아들을 인솔하고 루마니아에 온 한국인 교사이며, 마리아 에네스쿠는 한국인 학교에 갓 부임한 초보교사다. 김명준에게 서울은 마리아에게 쎄울, 개성은 캐쏭, 평양은 뻬난, 신의주는 씨니주다. 사랑은 커녕 의사소통하기도 힘든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떻게 40년 후, 권현숙은 부카레슈티 한국어 강좌에서 마리아를 만날 수 있었을까? 미리 알려는 건 금물. 책을 펼치면, 경의선을 지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달려서 오벨리스크를 넘어 발칸반도의 도나우강변까지 단 한 걸음이다.지난 1995년에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한 소설 『인샬라』를 낸 지 6년 만이며, 이 작품의 소재를 접한 지 4년 만에 내는 역작이다. 오랜 집필의 공력을 들일 만큼 소설보다도 더 소설적이었던 이 이야기의 소재는 1950년대 이국의 땅 루마니아에서 비롯된다.
작가 권현숙이 1997년 초여름 루마니아 부쿠레쉬티 대학교의 한국어 강좌에서 푸른 눈동자를 지닌 초로의 한 여인을 만났을 때, 그녀에게서 한국적 정취를 느꼈다는 것이 발단이 되었다.
지금은 한국어-루마니아어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몇 년간 외롭게 작업을 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40여 년간 헤어져 살 수밖에 없었던 북한의 남편에 대한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 실화를 바탕으로 두 연인들의 삶을 소설적으로 구성하여 탄생한 것이 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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