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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봉 시인이 6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은 지난 시절 자신을 묶어둔 가치들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지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40대 후반 중년의 삶에 대한 사려깊은 성찰과 생태적 사유의 심화된 세계를 보여준다. 이전 시집과 몇가지 달라진 면모를 보이는 점에서 이번 시집은 이채로운 특색을 지닌다.
충청도 특유의 여유와 그만의 어법, 인간과 자연에 대한 지극한 연민과 애정을 변함없이 보여주면서도 사물들을 대하는 감각과 태도가 새롭게 변모되어 시편들마다 생명 현상 특유의 활력과 윤기를 역동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청매화, 봄빛」 「사이, 소리」 「패랭이꽃」 「초록잎새들」 등에서 보듯이 자연이나 사물들은 시인 자신의 관념으로 채색되지 않아 '저혼자 팔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고유한 호흡과 율격을 가지고 환하게 움직인다. 그의 입김을 쐰 자연 사물들은 하나같이 예쁘고 눈부시고 활력있다. 생명을 지닌 존재들의 형식과 원리를 새롭게 발견하여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산, 돌, 바위 같은 무생물에서 근원적인 생명의 가치를 발견하고 거기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지은이 소개
이은봉
1953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삶의문학』 제5집에 평론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고, 1984년 창작과비평사 17인 신작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좋은 세상」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다. 시집으로 『좋은 세상』, 『봄 여름 가을 겨울』, 『절망은 어깨동무를 하고』, 『무엇이 너를 키우니』, 『내 몸에는 달이 살고 있다』 등이 있고, 평론집 『실사구시의 시학』, 『진실의 시학』, 『시와 생태적 상상력』, 연구서 및 시론집 『한국현대시의 현실인식』, 『화두 또는 호기심』 등을 펴냈다. 현재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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